CEO, 1년 단위 연임 구습 타파
차기회장 선출시 공정경쟁 예고
측근 통해 자회사 통제력 높여
내년 3월 이사회개편 방향 중요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이 다시한번 금융지주 인사혁신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주주대표 중심의 이사회 구성시도에 이어 은행장 등 핵심계열사의 책임경영 기반을 마련했다.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정치’가 아닌 ‘경쟁’으로 뽑히도록 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동시에지주사의 계열사 통제력을 강화하고 그 고삐를 쥔 최측근들에도 큰 힘을 실어줬다.
조 회장이 이끄는 신한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17일 3대 핵심 계열사 CEO 연임을 결정하며 모두 2년의 임기를 부여했다. 첫 연임인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물론, 이미 1년 단위로 2차례 연임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에도 2년을 부여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이 될 신한라이프 신임 CEO인 성대규 사장에게도 역시 2년의 시간이 주어졌다.
국내 금융지주 계열 CEO는 대부분 2년 임기에 이후 1년 단위로 연임한다. 처음부터 1년 임기를 부여하는 곳도 있다. 실질적 인사권자인 회장의 눈치를 보며 단기성과에 집착하지 않기 어렵다.
이번 연임으로 진·임·성 3명의 CEO 임기종료 시점은 조 회장과 같아지게 됐다. 신한지주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 추천위원회(회추위)’는 연말에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고 그 다음해 3월 주총에서 회추위 추천을 확정한다. 조 회장의 임기가 2023년 3월까지지만 진·임·성 3인의 임기 만료 시점인 2020년 12월에 차기 회장이 사실상 확정되는 절차다. 2년간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진 행장은 라임사태 등과 관련된 금융당국 징계에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여유도 갖게 됐다.
이제 중요해진 것은 결정권을 쥔 이사회다. 신한지주는 내년 3월 8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이번에 새로 선임될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다음 회장을 선출할 회추위를 구성하게 된다. 현재 신한지주 사외이사는 총 10명이다. 조 회장 취임 후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 3명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했다. 어피니티와 베어링도 내년 이사회 증원을 통해 각 1석 씩의 사외이사 자리를 약속받았다.기존 대주주인 재일교포는 4석, BNP파리바는 1석은 이미 오래됐다. 이밖에 법률전문가인 성재호 이사는 연임이 가능하지만, 박철 이사회 의장은 연임이 어렵다.
변수는 재일교포 주주를 대표한 사외이사 수다. 줄어든다면 글로벌 펀드들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10월 경영유의사항을 공개하며 “재일동포 사외이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추천, 선임과정의 투명성이 낮고, 특정업종에 편중돼있는 등 사외이사로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진 행장은 오사카지점장을 거쳐 SBJ은행(신한은행 일본 법인) 법인장을 역임했다. 임영진 사장과 함께 그룹 내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한편 조 회장은 진·임·성 3인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지주사의 그룹 통제력은 강화했다. 지주 내 그룹 경영관리부문을 신설해 경영관리부문장(CMO)으로 신한캐피탈 허영택 사장을 배치했다. 주력 계열사 사장이 지주사 부사장이 된 것은 이례적이다. 공식직급은 부사장이지만 모든 예우가 사장급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CMO는 그룹은 물론 전 계열사의 경영상황에 모두 간여할 수 있다.
CMO와 함께 그룹 전반을 관리하는 또다른 자리인 최고운영책임자(COO) 이인균 상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67년생인 이 상무는 조 회장의 신한은행장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감사팀장을 맡았던 김성주 본부장도 1967년생으로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감사팀장 역시 계열사 전반을 관리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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