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금리 코로나 후 첫 1% 돌파

시장 1.4~1.5%까지 상승 전망

관건은 상승 속도…증시 영향은 제한적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하면서 글로벌 증시를 좌우할 미국의 장기 금리 추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전부터 적극적인 재정 부양 정책을 강조해 온 점을 반영해, 이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를 돌파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장기 금리의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금리의 상승 속도가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변수라고 지적했다.

21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장기 시장금리의 바로미터 격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지난해 3월 이래 연 1.0%를 밑돌다 지난 6일 연 1.04%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 선을 넘어섰다. 지난 11일에는 연 1.15%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의 증대에서 비롯됐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추진함에 따라 시중의 자금을 대대적으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을 예상해 돈의 값이라 할 수 있는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백신 접종이 본격화한 이후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도 국채 금리의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채권 시장에서는 1%를 돌파한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미 국채금리가 1.4~1.5% 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제로금리를 2023년 말까지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상황이지만, 연준이 추가적인 양적완화에는 선을 긋고 있어 당분간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는 게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명목금리 상승분 만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서 실질 금리에 변동이 없는 상태여서 증시 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공개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의 발언 등도 기존의 통화·재정 정책의 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어 시장의 안정감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고용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양적완화의 변화를 논의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리 인상도 당장 이뤄지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옐런 지명자는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 의지를 재천명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옐런 지명자와 파월 의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바이든 시대에 통화의 완화적 기조와 재정의 적극적 역할 지원의 윤곽이 뚜렷해진 상황”이라며 “금리가 오른다 내린다도 중요하겠지만, 일단 채권 시장은 연초의 변동성을 벗어나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리의 상승 속도는 증시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올라가게 되면 금융시장 전체에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연준은 경기가 정상화되어 금리가 올라가는 건 어느정도 용인을 하더라도, 경기 여건에 비해 금리가 너무 빠리 올라가는 데 대해선 안정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