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직후 서울 장충동에 문을 연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 있다. 창업주였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 사장인 손자까지 그 가치를 유산으로 여기며 76년간 지켜온 곳이다. 마포구에 위치한 50여년 된 평양냉면집은 담백하고 깊은 육수로 유명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요즘 같은 여름날엔 더욱 더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비록 겉모습은 낡고 허름해도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 길게 줄 서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다를 순 있겠지만 이러한 가게들이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대상이 되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 배경에는 한자리에서 오랜 시간을 견디며 최고를 위해 갈고 닦아온 장인(匠人)의 숨결과 손길이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 정보통신(ICT) 분야에도 40년 외길 장인정신이라 불릴 만한 것이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국내 최장수 ICT 전문지인 ‘주간기술동향’ 2000호를 지난 6월 9일 발간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단 한 호의 결호 없이 1981년부터 내리 40년을 달려왔으니 꾸준함 자체로 힘이 느껴진다. 주간기술동향은 그간의 공을 인정받아 국가기록원에 최장수 전문주간지로 등재되기도 한 우리나라 ICT 분야의 대표적인 간행물이다.
초기의 주간기술동향은 ICT와 관련한 정보가 부족했던 시기에 글로벌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 저널이나 보고서를 번역·정리해 소개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해왔다. ICT산업의 성장과 발전이 본격화된 1990년대부터는 출연연구소에 재직하는 연구원들의 참여로 국내 ICT기술을 알리고,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성과를 공유하는 역할도 병행했다. 이후 우리가 글로벌 ICT 강국으로 자리 잡고 타 산업과의 융합이 진전되며 ICT 지평이 확장되기 시작한 2000년대 들어와서는 외부 집필진의 확대와 심의 체계 도입 등 개방적인 시스템 운용을 통해 공신력 있는 전문지로 발돋움했다.
이번 40년 발간을 맞아 지난 자료들을 빅데이터 분석해본바, 국내 ICT산업의 성장 과정에 있어 주간기술동향이 정보통신기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80년대는 컴퓨터와 통신 보급에 따른 미래 사회를 전망하는 내용이, 90년대의 경우 디지털방송, TV, 통신망 등 기술 진화에 발맞춰 차세대 멀티미디어 응용과 HDTV 서비스 확산을 보여줬다. ICT 황금기라 할 수 있는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반도체, 초고속통신망, 스마트폰의 등장과 산업 변화, 딥러닝, 블록체인 등 국가 ICT 기술정책 담론을 이끌어왔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ICT는 이제 특정 기술이 아닌 폭넓게 활용되는 기술이자 플랫폼으로서 사회와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또한 그 파급력도 산업 영역을 넘어 글로벌 정치·안보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시각각 상황 모니터링과 의미를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정부는 물론 산·학·연이 적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 제공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졌다. ICT 정보의 허브로서 그 책임감이 한층 무겁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모바일을 통한 정보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한 주의 ICT Keyword 선정’, ‘빅데이터 분석 경진대회 개최’ 등 새로운 시도와 개선을 통해 주간기술동향이 미래를 향한 ICT정책 개발의 시작점으로서 앞으로의 40년도 잘 걸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nbgkoo@heraldcorp.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