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세력’ 아프간 민병대 거점
양측 교전 시작...사상자 속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반(反)탈레반 저항 세력 간에 교전이 시작됐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프간 미군 철수 이틀째를 맞은 이날 탈레반이 아프간 북부와 중부에서 저항군과 충돌하고 있다.
탈레반은 이 과정에서 저항군 거점인 아프간 북부 판지시르 계곡의 쇼툴 지역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양측 모두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협상에 나서 이 지역을 평화적으로 넘길 것을 요구했지만, 저항세력이 거부하며 무력 충돌이 빚어졌다.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에서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판지시르는 구 소련에 항전한 아프간 민병대의 거점 지역이다.
아프간의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가 이 일대에서 반탈레반 저항 세력인 아프간 민족저항전선(NRF)를 이끌고 있다.
탈레반 지도부는 이날 “아프간의 모든 지역이 평화를 찾았으며, 무장조직인 무자헤딘이 승리했다. 왜 판지시르 주민만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는 내용의 음성 메시지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했다.
전쟁에 앞서 판지시르에 있는 주민과 저항세력의 투항을 겨냥한 고도의 심리전의 일환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음성 메시지에서 “판지시르는 모두 포위됐다”며 최후의 선택을 강요하기도 했다.
음성 메시지 주인공인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평화협상팀 책임자는 “계속 저항하려는 사람은 이 정도로 됐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당신들은 그 오랜 기간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지원을 받고서도 아무 것도 못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싸움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이슬람 에미리트(탈레반 정식 국호)에 동참하라”며 투항을 권고하기도 했다.
판지시르 외 시아파 소수민족 하자라족의 집단 거주지인 와르다크와 다이쿤디에서도 산발적인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와르다크 지역 저항세력 대변인인 압둘 가니 알리푸르는 “상황은 매우 불안정하고 변동 가능성이 크다”면서 “탈레반은 우리가 항복하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전혀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군 철수 일주일 전인 지난달 23일 판지시르에 수천여명의 저항군 세력이 결집했다.
NRF 측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 등이 포함돼 아프간 정부군의 마지막 저항 거점 역할도 하고 있다.
마수드는 탈레반에 아프간의 분권화된 통치 형태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은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다.
협상이 결렬돼 탈레반이 무력 행사에 나설 경우, NRF는 끝까지 저항한다는 결의에 차 있다.
알리 나사리 NRF 대외관계 책임자는 “평화협상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지만, 협상이 실패한다면 우리는 어떤 종류의 공격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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