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미국이 핵보유 5개국(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중 처음으로 다음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핵무기의 인도적 영향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7일 성명에서 내부 회의와 개최국 오스트리아와 협의를 거쳐 “건설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며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핵무기 사용으로 인한 심각한 결과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사용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국제회의는 핵군축 협상을 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어디까지나 미국의 대처와 핵무기 사용 방지를 위한 환경조성 논의에 그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지난해 3월 노르웨이에서 처음 개최된 ‘핵무기의 인도적 영향에 관한 국제회의’는 핵무기의 비인도성과 그 사용의 파급력에 초점을 맞춰 비핵화를 논의하는 자리다.
핵보유 5개국은 핵무기의 즉시 철폐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회의 참가를 미뤄왔지만, 미국은 전격적으로 입장을 바꿔 참가를 표명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의 입장변화는 핵군축 진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해석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직후 4월 체코 프라하 연설을 통해 ‘핵무기 없는 세계’를 촉구했다. 이 연설은 같은 해 오바마 대통령에 노벨 평화상을 안겼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일성과는 달리 전세계 핵무기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군축(disarmament) 노력은 예상대로 진진되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우크라이나 정세를 둘러싸고 미ㆍ러 관계가 악화되면서 ‘신냉전’이 거론되는 등 좌초되고 있는 양상이다.
아사히신문은 “내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오바마 2기의 남은 2년 임기 공적을 위해 중요한 기회”라며 “미국이 앞장서 ‘핵무기의 인도적 영향에 관한 국제회의’ 참석을 단행함으로써 교착상태를 타개하려는 전략적 목적도 있다”고 평가했다.
핵 전문가 아키야마 노부마사 히토츠바시대학 교수는 미국의 참가에 대해 “핵군축을 위해 환영할 일”이라며 “임기가 2년 남은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핵없는 세계를 목표로 한 프라하 연설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정치적 메시지로 중요하다”고 전했다.
/cheon@heraldorp.com
☞핵무기의 인도적 영향에 관한 국제회의= 핵무기의 사용이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논의하는 회의다. 2013년 3월 노르웨이에서 127개국이 참가하면서 처음 개최됐다. 2회는 지난 2월 멕시코(146개국 참여)에서, 3회는 오는 12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된다. 핵보유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은 지난 두차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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