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여성을 사로잡는 기술을 빙자해 성희롱, 여성학대 등을 가르치기로 악명 높은 미국인 ‘픽업 아티스트(Pick-up Artist)’ 줄리안 블랑(Julien Blanc)이 다음달 방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여성단체들이 입국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측은 “블랑이 일본에 들렀다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한국에서 세미나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에 블랑의 입국 금지를 요청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게 됐다”고 15일 밝혔다. 블랑은 여성을 꼬시는 기술인 이른바 ‘픽업’을 가르치는 리얼소셜다이내믹스(RSD)의 대표. 전세계를 순회하며 픽업 기술을 가르치는 그의 1인당 수강료는 2000달러(한화 약 22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강의 내용이다.
그는 여성을 꼬시려면 ‘권력과 통제’를 활용하라고 한다. 예컨대 여성으로 하여금 돈을 달라고 요청하게 만들거나 여성의 돈을 가져가는 등 경제적으로 곤궁에 처하게 만들라는 것. 블랑에 따르면 여성의 자존감 낮추기, 죄책감 유발과 같은 정서적 학대도 여성을 손에 넣는 방법 중 하나다. ‘학대를 가볍게 여기라’든가 ‘학대가 일어난 적이 없다’, 혹은 ‘책임을 전가하라’고도 조언한다.
이같은 강의 내용에 불과 하루만에 1만80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가 올린 온라인 서명 페이지에 서명을 했다.
블랑에 대한 입국 금지 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호주와 일본, 영국 등에서 이미 비슷한 움직임이 벌어졌다. 이달 초 호주에서는 블랑의 입국 소식이 알려지며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호주 정부가 입국 하루만에 비자를 말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스콧 모리슨 호주 이민장관은 지난 7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블랑이 “여성에게 해악을 끼치는 악습을 퍼뜨리고 있다”며 정부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11월 중순 세미나 개최가 예정된 일본에서도 “백인 남성이 도쿄에 가면 일본 여성을 쉽게 유혹할 수 있다”는 블랑의 발언에 서명 운동을 벌였다. 지난 12일까지 4만4000여명이 넘는 일본인들이 도쿄 입국관리국에 블랑의 입국 거부를 요청했다.
한편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아직 블랑이 내한한다는 소식만 확인됐을 뿐, 국내 초청 단체가 있는지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블랑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말이 픽업아티스트지 실제로는 여성 혐오적인 시각과 성범죄에 가까운 행동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블랑에 대한 서명운동 등을 통해 이번 기회에 픽업아티스트란 이름으로 잘못된 내용의 연애 코치 등을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제재 등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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