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역대 최다 교체 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이직 물결
일상 회복...미뤘던 퇴직 실행
내부승진·CSO·CRO 등 약진
주요국의 1000여개 기업에서 올해 상반기 새롭게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한 사례가 100건이 넘은 걸로 파악됐다. 조사가 시작된 2018년 이후 최고다. 과도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는 CEO가 이직을 많이 모색한 결과라는 풀이가 나와 관심을 끈다.
전 세계적으로 수억명의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두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경제 ‘대공황’에 빗댄 ‘대퇴직(Great Resignation)’이란 말이 돌고 있는데, CEO도 ‘번아웃(burn out·소진)’에 면역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헤드헌팅 업체 하이드릭앤스트러글이 16일(현지시간) 내놓은 CEO 변동 현황 등이 담긴 ‘정상으로 가는 길 2021’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중국 등 24개국(한국 미포함) 1095개 기업에서 103명의 CEO가 새로 임명됐다. 작년 하반기엔 49명이었던 걸 감안하면 6개월만에 110% 늘었다. 하이드릭 측은 “작년 2분기 CEO 임명이 급감한 뒤 올 상반기엔 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사측 입장에선 백신의 도움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제어되면서 새로운 리더를 찾는 걸 충분히 안정적으로 느낀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결이 다른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팬데믹의 혼돈 속에 퇴직을 미뤘던 CEO가 다른 일반 근로자처럼 ‘대퇴직’ 행렬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직업과 생활방식을 찾아 직장을 그만두는 게 각 국에서 유행처럼 번져 이를 ‘대퇴직’이라고 한다. 미국에선 올 8월에만 430만명이 회사를 그만둬 2000년 12월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제프 샌더스 하이드릭 공동 파트너는 “많은 CEO가 팬데믹으로 해외 출장을 갈 필요 없어서 에너지를 절약했지만 화상으로 소통하는 건 진이 빠지는 일이었다”며 “내년으로 갈수록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CEO 가운데엔 회사 내부 인력을 승진시켜 앉힌 사례가 더 늘었다. 올 상반기 CEO 임명자의 62%가 내부 승진이었다. 외부 영입은 38%다. 작년 하반기엔 이 비율이 각각 59%, 39%였다.
이사회가 코로나19 탓에 CEO 후보를 물리적으로 대면하는 걸 꺼리고 성공 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은 외부인사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는 걸 주저해 내부 지원자를 선호했다는 분석이다.
신임 CEO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3%로 조사됐다. 작년 하반기에 파악한 이 비율은 6%였는데 2배 이상 늘었다.
새 CEO의 이전 경력을 보면, 회사가 전통적으로 선호했던 최고재무책임자(CFO)·최고운영책임자(COO)보다 최고전략책임자(CSO)·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등 다른 C레벨 임원이 약진한 것으로 나왔다. CFO·COO를 역임하다 올해 상반기 CEO가 된 비율은 각각 18%, 24%였고 다른 C레벨 임원에서 CEO가 된 비율은 32%였다. 다른 C레벨 임원의 CEO 승진 비율은 작년 하반기(17%)와 견줘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하이드릭 측은 현직에 있는 모든 CEO는 평균 49세에 임명됐고, 현재 평균 나이는 56세라고 했다. 45세 전에 CEO로 임명된 비율은 25%다.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6.6년으로 집계됐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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