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흉기난동사건 때 경찰 대응 논란 지속

전문가들 “채용부터 교육까지 재검토 필요”

“시행 예정 체력검사 P/F제, 성별 무관 체력 부족자 통과 가능”

“현장 대응력, 물리적 준비·자신감에서 나와”

“매년 체력검사, 부족하면 퇴출시킬 필요도”

최근 5년간 경찰 채용 인원. [경찰청 제공]
최근 5년간 경찰 채용 인원. [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 당시 출동 경찰관들이 현장을 이탈한 것과 관련, 비판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해당 경찰관 중 한 명이 경력이 채 1년이 안 된 시보(試補) 신분이었던 것이 알려지면서 경찰 채용과 교육 제도 전반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채용은 크게 ▷순경공채(공채) ▷경채(경력공개채용) ▷간부후보생(50명 규모) 선발로 이뤄진다. 최근 5년 간 경찰 채용 인원 현황에 따르면 경찰관 채용 인원의 80%가량은 순경 공채를 통해 선발된다.

경찰 채용 인원은 매년 인력 수급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해의 경우, 총 6097명이 경찰로 선발됐는데 이 중 5377명(88%)이 공채로 선발됐다. 2018년 공채로 선발된 인원은 7053명으로 2017년 3762명의 약 2배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공채 2820명·경채 288명이 선발됐고 하반기에 공채 2248명·경채 526명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다.

채용 과정별 최근 5년간 경찰 채용 인원. [경찰청 제공]
채용 과정별 최근 5년간 경찰 채용 인원. [경찰청 제공]

경찰 공채는 1차 필기시험(50%)→2차 신체·체력·적성검사(25%)→3차 면접시험(25%)을 통해 진행된다. 각 전형을 통과해 면접 전형까지 진출한 응시자들은 전형별 총점을 합산해 고득점 순으로 선발되며 이때 가산점도 적용 받는다.

2021년 기준 경찰 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은 한국사와 영어를 필수 과목으로 두고 형법·형사소송법·경찰학개론·국어·수학·사회·과학 중 3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내년부터는 영어와 한국사는 검정시험으로 대체되고 실질적인 필기시험 과목은 헌법·형사법·경찰학 3과목으로 개편된다.

2차 체력 검사에서는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좌·우 악력 ▷100·1000m 달리기 등을 평가받고, 적성검사에서는 130분간 성격·인재상·경찰윤리 항목을 450문항에 걸쳐 검사 받는다.

국가경찰위원회는 지난 6월 순환식·남녀동일기준·P/F제(합격 및 불합격만으로 구분하는 제도)를 골자로 한 ‘경찰 남녀통합선발 체력검사 도입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경찰대생과 간부후보생 등 선발 과정에 체력검사 P/F제가 우선 도입되고 2026년부터는 모든 경찰관 선발과정에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체력검사도 ▷장애물 달리기 ▷장대허들 넘기 ▷밀기·당기기 ▷구조하기 ▷방아쇠 당기기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된 순환식 코스로 바뀐다. 단, 전 종목 시험 과정에서 경찰의 현장 업무 수행 시 소지하는 장비 무게인 4.2㎏ 상당의 조끼를 착용한다.

경찰 공채는 1차 필기시험(50%)→2차 신체·체력·적성검사(25%)→3차 면접시험(25%)을 통해 진행된다. [경찰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공고 캡처]
경찰 공채는 1차 필기시험(50%)→2차 신체·체력·적성검사(25%)→3차 면접시험(25%)을 통해 진행된다. [경찰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공고 캡처]

전문가들은 현행 채용 방식이 경찰 업무를 담당할 예비 전문가를 선발하기엔 부족하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체력 문제를 성별과 엮어서 말하는 여론이 있는데, 이는 여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P/F 방식이 되면 남성 중에서도 체력이 약한 분들도 들어올 수가 있는 것”이라며 “경찰은 현장에서 힘을 쓰고 조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에 무도 점수를 올리는 등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안정적 공무원직을 꿈꾸며 경찰이 된 사람과 경찰로서 평생을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가져 온 사람의 직업 의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전국에 경찰과 관련된 학과들이 130여 개가 있는데 책임감이나 봉사정신 등 정신적 측면에서도 차이가 나는 예비 인력들을 더 잘 활용하게끔 특별채용 인원 비율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임용 이후에도 지속적인 재교육이 가능한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곽 교수는 “경찰은 현장에서는 평생 태어나서 겪어보지 않은 난처하고 긴급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때 대응력은 육체적으로 단련되고 물리적인 힘에 대한 자신감에서 발휘된다”며 “코로나19로 물리적 대응 실습이 제대로 안 됐다면 시도청이나 경찰서 단위에서라도 모의 훈련, 다양한 시나리오별 맞춤형 대응 방법을 꼭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도 “경찰이 일단 임용되면 퇴직 전까지 더 이상 체력 검사를 의무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경찰은 일반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매년 체력 검사를 시행해 일정 기준에 미달 되면 퇴직시키는 등 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