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 2일 분석보고서 발표
“1인당 주거·의료비 부담, 하위 가구에서 가장 커”
교육비 양극화 심각…“소득 불평등 이어질 가능성”
무상교육 등 공교육 강화·소득 재분배 정책 개편 주장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소득 최하위 20% 가구는 최근 9년간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많은 ‘적자재정’ 상태를 지속했다는 분석을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이 내놨다. 소득 하위 가구는 주거·의료 부담에 허덕이고 있어 무상교육 등 공교육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은 2일 정부의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이같이 분석한 ‘소득 5분위별 가구소득 및 재무상태 변화(2010~2020)’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저축가능액(소득-지출액)이 2012년 -61만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2020년(-42만원)까지 9년 연속 적자재정을 지속했다. 저축가능액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소득보다 지출이 많다는 의미다.
저소득 가구는 벌이가 적음에도 주거비, 의료비 등 필수 경비 부담은 가장 컸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주거비는 1분위 가구가 14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2분위(140만원) ▷3분위(119만원) ▷5분위(117만원) ▷4분위(107만원) 순이었다. 2012~2020년 사이 주거비 증가율 또한 1분위(45.64%)와 2분위(36.25%)로 가장 높았다.
주거비는 월세, 주택 유지·수선, 상하수도·폐기물 처리, 연료비를 모두 포괄하는 비용이다. 저소득 가구는 자가보다 월세 비중이 높아, 최근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월세 등 주거비 상승의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의료비 역시 1분위(96만원)와 2분위(77만원) 등 하위 40% 가구가 가장 많이 부담하고 있었다. 1인당 의료비 증가율도 2분위(96.79%)와 1분위(86.76%)가 ▷3분위(55.75%) ▷4분위(50.58%) ▷5분위(17.33%)를 크게 웃돌았다.
뿐만 아니라 2012년과 2020년 사이 식료품비, 교통비, 통신비 등의 지출 또한 1분위 가구가 가장 증가율이 높았다. 해당 기간 식료품비 증가율은 43.87%(253만→364만원)이었고, 교통비와 통신비는 각각 30.36%(56만→73만원), 22.45%(49만→60만원) 올랐다.
저소득 가구가 필수 경비 부담에 짓눌리면서 교육비 양극화도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교육비 지출액은 5분위 가구가 791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4분위(422만원) ▷3분위(239만원) ▷2분위(93만원) ▷1분위(22만원) 등으로 분위 간 위계가 뚜렷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학력별 소득 격차가 매우 큰 우리 사회 현실을 고려하면, 현재의 소득 불평등이 미래 세대에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무상교육 등 공교육 체계를 대학까지 확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행 소득 재분배 정책의 효과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전체가구 평균 처분가능소득 대비 분위별 소득 비중을 산출한 결과, 2010년 대비 2020년에 0~2%밖에 변화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소득 재분배 관련 정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와 대대적 수술로 저소득 가구의 의료, 주거, 식품 등 기본권적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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