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수사 관행 성찰 없이 답습”
“수사 특성상 불가피한 절차” 해명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수사대상이 아닌 일반인들의 통신자료까지 조회해 논란이 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근 논란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과거의 수사 관행을 깊은 성찰 없이 답습하면서 최근 기자 등 일반인과 정치인의 ‘통신자료(가입자 정보) 조회 논란’을 빚게 돼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된 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수처가 맡은 사건과 수사 특성상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의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기자 등 일반인의 통신자료 확인이 불가피했다”며 “수사기관으로서 수사 중인 개별 사건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혜량해 달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일부 언론인에 대한 광범위한 통신자료 내역과는 맞지 않다. TV조선 기자의 경우 본인 뿐만 아니라, 모친과 여동생까지 통신조회를 당했기 때문이다. TV조선 기자가 단순히 피의자의 통화 상대방이었던 게 아니라, 정식으로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 대상이 됐다는 방증이다. 법조계에서는 TV조선이 공수처의 ‘이성윤 황제 의전 논란’을 보도한 매체였다는 점에서 사실상 사찰을 당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공수처 소속 경찰이 해당 취재기자의 현장 동선을 찾아가 확인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언론인은 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공수처 수사대상이 될 수 없다.
공수처는 “올해 출범한 이후 모든 수사 활동을 법령과 법원의 영장 등에 근거해 적법하게 진행했다”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비록 수사상 필요에 의한 적법한 수사 절차라 해도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없는지, 국민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는 없는지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앞서 공수처를 취재하는 기자들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수사 중인 피의자들의 통화 상대방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공수처의 ‘이성윤 특혜조사 의혹’을 보도했던 TV조선 기자의 가족과, 고위공직자 수사와 무관한 외교전문가, 전 채널A 기자 이동재 씨와 그의 지인까지 통신자료를 조회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태는 ‘저인망식 사찰 논란’으로 확대됐다.
논란이 이어지자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연대(법세련)은 지난 23일 김진욱 공수처장과 공수처 관계자를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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