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의 대가’ 이영수 화백 보관 진품 조선후기作

평생 민화 수집·제작에 바쳐

‘석채화 대가’로 작품 호평

명당이산의 ‘맹호도’를 소장한 이영수 화백이 지난 29일 헤럴드경제 본사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방역수칙 준수하에 촬영 목적으로 잠시 마스크 제거) 박해묵 기자
명당이산의 ‘맹호도’를 소장한 이영수 화백이 지난 29일 헤럴드경제 본사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방역수칙 준수하에 촬영 목적으로 잠시 마스크 제거)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고승희·김상수 기자] 조선 후기 명당이산(明堂李山) 작가의 호랑이 그림 ‘맹호도(猛虎圖)’가 30일 헤럴드경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50여년 자신만의 화풍과 기법으로 작품세계를 구축한 ‘민화의 대가’ 이영수 화백이 보관하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 29일 한국고미술협회의 감정을 통해 진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세간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화백은 “지인을 통해 수년 전에 구매한 작품인데 호랑이해를 맞아 더 많은 국민과 공유하고 싶어 감정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 화백은 지난 29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털 하나하나를 세필(細筆)로 표현한, 작가의 혼이 담긴 작품”이라며 “박물관 등을 통해 모든 국민이 이 작품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화백은 작품과 관련해 “꼬리를 내리고 평온한 모습의 호랑이 그림은 기존과는 다른 작품”이라며 “대나무나 호랑이 이빨·털 등에 석채(石彩)를 사용해 흑백이 아닌 색채로 생동감을 표현한 것도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6·25전쟁을 비롯해 수많은 고비 속에서도 이렇게 작품이 온전히 전해진 데에 “백번 천번 절하고 싶은 마음”이라고도 밝혔다.

작품을 소장한 이 화백은 평생을 민화 수집과 제작에 바친 ‘민화의 대가’다. 골동품으로 홀대받는 한국민화를 수집하고 알리는 데에 힘쓰고 있다. 이번 맹호도가 세간이 공개된 것도 한국민화에 대한 이 화백의 애정과 관심 덕분이다.

명당이산의 ‘맹호도’. 박해묵 기자
명당이산의 ‘맹호도’. 박해묵 기자

이 화백의 그림 역시 민화에 기반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엔 ‘스포츠화(畵)’로 불리는 독보적 영역을 개척했고, 한국의 산수(山水), 십장생, 호랑이, 까치 등 민화 속 소재를 다루며 생동감 넘치는 작품을 그리고 있다. 홍익대 재학 시절인 1964년 제3회 신인예술상 입선을 받으며 입문한 그는 천경자, 김기창 화백에게 지도받으며 자신만의 화풍을 완성했다. 1975년엔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받았고 이후 여러 개인전과 초대전, 국제전까지 600여회의 전시회를 통해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석채화의 대가’로도 알려져 있다. 루비·수정·공작석 등 보석과 광석 가루가 섞인 광물성 안료와 먹으로 석채화와 수묵화가 융합된 독창적인 기법을 그려낸다. 이 화백의 산수화는 석채를 활용해 밑작업을 진행하고 수묵을 통해 우리나라의 실경을 표현한다. 오랜 시간 한국의 미의식에 감화돼 음양오행설에 따른 오방색(황·청·백·적·흑)을 두루 사용했고, 지금은 붉은색 바탕의 산수를 주로 선보인다. 동양의 색감을 아름답게 표현하면서도 석채 안료를 사용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론가들은 “전통 민화를 통해 기존의 발묵법을 뛰어넘는 채색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이 화백은 우리 민화에 대한 애정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정립하고, 선조들이 남긴 작품을 평생 수집하고 정리해 국내 미술계에도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앞장서서 ‘한국민화전집’ ‘한국의 민화’ 등을 발간하며 민화의 미적 가치를 알리는 데에 공헌하고 있다. 단국대 예술대학장, 산업디자인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단국대 종신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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