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마지막주 이천시 아파트값 상승률 0.33%
전국 기초 지자체 중 2위…수도권 유일 상위권
“비규제지역으로 투자수요 꾸준히 유입된 영향”
최근 거래 줄고 있어 분위기 반전될 가능성도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주택시장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가라앉은 가운데 경기 이천시 아파트값이 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몇 안 되는 비규제지역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이천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33% 올랐다. 전주(0.41%)보다는 0.08%포인트 감소했으나 전국 평균(0.05%)은 물론 수도권 평균(0.04%)과 비교해 눈에 띄게 높은 상승률로 전국 기초 지자체 가운데 두 번째로 오름폭이 컸다. 같은 시기 인천 계양구(0.20%)와 경기 안성시(0.16%), 평택·광주시(0.13%) 등도 오름세를 보였으나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곳은 이천시 하나였다.
가파르게 치솟았던 집값 상승세가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지난해 10월부터 둔화되고 있지만 이천시의 상황은 달랐다. 통상 수도권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은 상승률을 기록해온 이천 아파트값은 10월 상승 폭을 되레 넓혔고 3개월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 매매가 주간 상승률이 0.5%대를 기록한 건 2014년 1월 이후 7년 8개월 만이다.
이는 비규제지역의 풍선효과로 해석된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하고 세금이나 대출 등의 규제가 덜한 비규제지역은 지난 한 해 실수요와 투자수요의 관심을 받아왔는데 최근 급격한 매수심리 위축에도 매수세가 어느 정도 따라붙은 셈이다.
현재 수도권 대부분 지역은 투기과열지구 또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여있다. 이천시와 함께 여주시, 포천시, 양평군, 연천군, 가평군 등 6곳만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특히 이천에는 1억원대 초반의 저가 단지가 많아 투자자 유입이 상당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를 적용받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 중부내륙선인 KTX이음 개통으로 당초 경강선 부발역을 중심으로 형성되던 가격 상승세가 이천 전역으로 확대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천에서도 최근 거래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이천시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94건으로 10월(313건)보다 100건 이상 급감했다. 직전 1년간 월 평균 340건의 손바뀜이 있었다는 점과 비교해도 3분의 2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12월 거래량도 112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거래 신고기한이 남아 있으나 거래량 감소세가 반전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현지 중개업계는 매수 대기수요가 있으나 높은 호가로 인해 다소 주춤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천시 부발읍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데다 호재가 있다 보니 갭투자 수요가 몇 개월간 많았다”며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라 공시가 1억원 미만 물건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