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0일 의견 수렴 의한 공청회 개최
변협 법제이사, “국민 의사 반영해 상향해야”
“선호도 높은 합의부 재판 기회 줄 것” 지적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대법원이 민사 1심 단독 판사가 맡는 사건의 소가 범위를 현행 2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릴 예정인 가운데,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선 이러한 기준 상향의 타당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11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오는 3월 1일부터 1심 민사 단독 재판부의 사물관할이 현행 소가 2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 사건으로 상향된다. 5억원까지는 합의부가 아닌 단독 재판부에서 사건을 맡는다는 의미다. 소가 2억원을 넘는 고액 단독 사건의 경우 지방법원 부장판사가 담당한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민사 및 가사소송의 사물관할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대법원은 전날 법조계와 시민사회 등 각계의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새 규칙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보완 방안 등을 검토했다. 김미주 대한변호사협회 제2법제이사는 공청회에서 “일반 국민의 경제생활에서 5억원이란 경제적 가액은 매우 큰 규모”라며 “(고등법원의 심판 범위) 소가 기준을 5억원 초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타당한지 가능한 한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실증적·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우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개정안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금액의 다과가 단독사건과 합의부 사건의 관할을 가를 최우선적 기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단독 판사나 합의부가 사건을 맡는 기준을 법원이 스스로 규칙을 통해 바꾸는 것은 ‘편의주의적 발상’이란 비판도 나온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1명은 지난해 9월 합의부 사건을 대법원 규칙이 아닌 법률로 정하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현재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최 의원은 “대법원이 규칙 개정을 통해 합의부 관할 소가를 5억원으로 상향할 경우, 국민들께서 선호하시는 합의부 재판을 받을 기회는 현재보다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민사재판 전체 미제 사건 중 장기미제 사건 비율과 민사 처리 기간, 첫 기일 지정 소요 기간 모두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법원은 개정안 시행으로 재판부를 65.4개 증설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법원행정처는 “본질적인 해결책인 법관 및 재판연구원 등 증원이 단기간에 달성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충실하고 신속한 재판을 보장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해결방안이 단독관할 확대를 통한 재판부 증설”이라고 설명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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