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사법방해죄’ 연구용역
추미애·한동훈, 입법 놓고 공방
법무부가 휴대전화 암호 해제에 협조하지 않을 시 처벌하는 ‘사법방해죄’ 신설 연구용역을 마친 가운데, 법조계에선 ‘진술거부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란 비판이 나온다.
17일 법무부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재 사법방해죄 신설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를 검토 중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암호해제를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사법방해죄에 대한 연구용역에 착수해, 같은 해 12월 마쳤다.
사법방해죄가 신설되면 향후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 해제에 협조하지 않을 시 이를 법률로 강제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처벌 수위나 실제 도입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법방해죄는 굉장히 큰 주제로 현재 여러 가능성에 대해 검토 중인 단계”며 “입법까지 갈지 방향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위헌적 요소가 많다고 지적한다. 헌법은 누구나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한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핸드폰 비밀번호는 누르는 순간에 안의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며 “사실상 진술거부권 침해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전문가인 김정철 변호사는 “디지털 시대엔 결국 내가 핸드폰에 있는 내용을 수사 기관에 밝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실질적인 진술 거부”라며 “그걸 방해했다고 처벌하는 규정을 만드는 건 결국 진술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어 위헌적 요소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 법은 2020년 11월 추 전 장관이 ‘채널A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한동훈 검사장의 ‘독직폭행’ 사건 후, 휴대전화 해제에 협조하지 않는 한 검사장을 지목하며 관련 법률 제정이 추진됐다. 당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도 ‘진술거부권 침해로 헌법에 반한다’는 비판 성명을 냈다.
전날 추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법이 “반헌법적이지 않다”고 적었고, 한 검사장이 이에 바로 맞대응을 하면서 공방이 오갔다. 추 전 장관은 “진술거부권의 대상은 비밀번호 자체가 아니라 휴대전화에 담긴 내용”이라며 이에 대한 진술거부권이나 자기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밀번호 해제 강제도 일정한 경우로 한정하고 미리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해 영장주의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반헌법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검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군 관계자에게 아들 미복귀 압력을 가하도록 지시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직접 보낸 휴대폰을 수사기관에 제출하지도 않았으니, 법이름으로 ‘추미애 방지법’도 가능해 보인다”고 맞받았다. 한 검사장은 지난 14일에도 “헌법상 방어권은 수백 년간 많은 사람들이 피 흘려 지킨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진짜 ‘방지’해야 할 것은 한동훈이 아니라 이런 ‘반헌법적 전체주의’”라고 비판했다. 박상현 기자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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