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약국 판매 우왕좌왕
종로5가 약국 3분의 2가 품절
편의점도 입고 1시간만에 매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자가검사키트 수급 안정화를 위해 판매처를 약국과 편의점으로 이원화하고, 상한 가격을 1회분당 6000원으로 지정하는 등의 조치를 최근 시행했다. 하지만 매장마다 자가검사키트가 순식간에 팔려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자가검사키트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데다 정부가 진단 방식, 재택치료 환자 분류 기준 등 방역정책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편의점과 약국을 돌아다니며 자가검사키트를 최대한 많이 구하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2년 전 ‘마스크대란’ 때처럼 상한가가 도입되자 가격 하락을 예상해 구매를 미루는 사람도 있다.
자가검사키트 판매처가 약국과 편의점으로 이원화된 지 나흘째인 16일에도 키트가 품절되는 매장들이 속출했다. 이날 오전 헤럴드경제가 서울 종로5가 약국거리의 약국 15곳을 돌아본 결과, 5곳(33.3%)만 자가검사키트를 판매하고 있었다. 나머지 약국은 출입문에 ‘자가검사키트 품절’이라는 안내문을 붙여놓았다. 한 약국 약사는 이날 “자가검사키트 40개가 들어와 5개씩 소분해 판매했음에도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모두 팔렸다”며 “추가 물품이 들어오기 전까진 판매가 어렵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자가검사키트 구매에 대해 “일단 쟁여놓겠다”와 “상황을 지켜보겠다”로 의견이 갈렸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오모(63·여) 씨는 “지난 주말 자가검사키트를 5개 구입했지만 오늘(16일) 종로5가 약국거리로 나와 5개 더 샀다”며 “이젠 내 주위에서도 흔하지 않게 확진 소식이 들려온다. 자연스레 사람들을 만나고 지내다 보니 미리 여러 개를 사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했다.
반면 지난 일주일간 자가검사키트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을 보며 필요한 만큼만 키트를 구매하려는 시민들도 있었다. 지난 주말 당시 키트 가격이 8000원이었다가 2000원 떨어졌으니 장기적으로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것이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나홍주(27) 씨는 “이미 코로나가 감기처럼 돼서 굳이 키트를 축적할 필요가 있나 싶다”며 “가격이 이틀 사이 내려가는 것을 보니 시간이 지나면 더 싸질 것 같아 정말 필요할 때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국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자가검사키트 가격이 같아지면서 편의점에서도 키트가 매진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의 편의점 6곳에 중 4곳(66.7%)에서 자가검사키트가 조기 품절됐다. 이 중 한 편의점 직원은 “편의점마다 자가검사키트가 20개밖에 안 들어왔다. 입고 한 시간 만인 오전 10시께 모두 팔렸다”며 “(심지어) 키트를 예약하기 위한 문의전화도 여러 차례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편의점의 경우 자가검사키트가 지난 15일 CU와 CS25에 입고됐지만 부족한 물량으로 인해 빠르게 품절되는 동시에 재고 상황을 묻는 고객 문의가 쏟아졌다. 이날 공급 수량은 점포당 20개 수준으로, 개당 6000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일부 매장에서는 입고와 동시에 30분도 지나지 않아 모두 팔려나가기도 했다. 특히 오피스상권이나 주택가 등 인구밀집도가 높은 지역의 점포에서 품절 속도가 빨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편의점에 오는 18일까지 공급되는 분량은 670만명분이다. 다만 점포별로 입고시간이 다르고, 소분작업 이후 판매시점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자가검사키트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불편은 여전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 물량을 추가 확보하겠지만 현재 판매 속도로 보면 당분간 품귀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전처럼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만 진행하고, 신속항원검사에 사용되는 자가검사키트를 시중에 공급해 시민들의 불편을 줄여야 한다고 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것이 말이 안 되며, 자가검사키트는 말 그대로 가정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현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위해 사용되는 자가검사키트를 시중에 공급해 가격을 낮춘다든지, 행정복지센터에서 낱개를 맞춰 주민들에게 공급한다면 약국과 편의점에서 시민들이 키트를 사지 못하는 현상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철·오연주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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