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이 하나둘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클래식 애호가들이 기다리던 거장들의 연주회가 성사됐다. 한국의 클래식 팬들을 만나기 위해 7일 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감수한 공연이다.

클래식 음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들의 격리 면제가 철회, 올 한 해 예정된 수많은 내한 연주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지난 달 7~14일 잠시 격리 면제가 해제되며 몇몇 아티스트가 격리 없이 입국했지만, 1월 24일부터는 다시 정책이 바뀌며 연주자들은 발이 묶였다. 내한공연의 줄취소가 이어졌던 팬데믹 첫 해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조짐이었다.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역시 국내 리사이틀을 예정했으나, 공연 일정을 연기하며 추이를 지켜보다 오는 25일부터 4개 도시에서 여섯 번의 연주 일정을 확정했다. 마스트미디어 관계자는 “기다려 준 한국 팬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7일간의 격리를 감수하고 국내 리사이틀 투어를 진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연은 대구를 시작으로 부산(2월 27일), 서울(3월 1~2일, 6일), 대전(3월 4일)으로 이어진다.

지메르만의 리사이틀은 지난 2019년 16년 만에 내한공연을 가진 이후 3년 만이다. 1975년 열 여덟 살의 나이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거장 피아니스트’ 지메르만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바흐의 파르티타 1, 2번과 시마노프스키의 마주르카 13-16번, 쇼팽 소나타 3번을 연주한다. 마스트미디어 측은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시대적, 장르적으로 폭넓은 음악을 구성했다”며 “고국 폴란드의 대표적인 작곡가 쇼팽과 시마노프스키, 폴란드의 색채를 잘 드러내는 마주르카를 연주하며 음악적 뿌리를 들려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지메르만은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 만큼 ‘완벽주의자 피아니스트’로도 유명하다. 변치 않는 무결점 연주로 세계 최정상에 올라있다. 그의 성격에 얽힌 일화도 많다. 피아노 음향에도 상당히 민감해 모든 리사이틀마다 자신의 피아노를 전 세계 공연장으로 실어나르며 연주한다.

뉴욕필 악장과 현악 수석들로 구성된 뉴욕필 스트링 콰르텟(2월 21일·경기아트센터)도 7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감수하고 한국으로 날아온다. 뉴욕필 스트링 콰르텟은 미국 최고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뉴욕필하모닉의 악단 창립 175주년에 맞춰 2017년에 결성됐다. 악장 프랭크 후왕, 제2바이올린 수석 치엔치엔 리, 비올라 수석 신시아 펠프스, 첼로 수석 카터 브레이 등 네 명의 연주자들은 세계 유수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최고의 연주단체다. 경기아트센터에 따르면 이번 무대는 팬데믹 시대의 불안과 희망을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19번 ‘불협화음’, 조엘 톰슨 ‘광기에 대답하며’를 지나, 베베른의 ‘느린 악장’, 베토벤 현악사중주 11번 ‘세리오소’로 이어진다. 작품들은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다가도, 밝고 힘찬 분위기로 끝을 맺는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혼란스러움이 음악을 통해 치유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구성됐다 ”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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