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늦으니 출석체크 못하게 다 나가자…”

서울대 교양과목 시청각수업 강의후 출첵 늦자 집단 퇴실…“무단으로 나간 학생들 잘못” “수업 충실하지못한 교수 문제”…인터넷 커뮤니티서 갑론을박

서울대 학부생 교양수업인 세계종교입문 시간에 학생들이 출석체크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집단적으로 강의실을 빠져나온 일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와 학생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9시30분부터 10시45분까지 진행된 세계종교입문 강의는 시청각 수업이었다. 영상자료를 틀어주고 교수와 조교가 퇴실하고, 막바지 조교가 들어와 출석체크만 하고 끝나는 수업이다.

영상자료가 오전 10시20분∼25분께 끝났지만 출석체크를 하는 조교는 들어오지 않았다. 약 5분 뒤 기다리던 한 학생이 교단에 나와 ‘교수님이 오지 않는 것 같으니 다 같이 나가면 되지 않겠느냐. 그러면 출석체크 하기도 뭐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말에 학생들의 약 70%가 함께 퇴실했다. 당시 강의는 100명 정도가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조교가 10시45분께 들어왔고 남아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출석체크를 하고 강의가 끝났다.

이같은 해프닝은 곧바로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에 전해졌다. 그러자 수십 개 댓글이 달리며 학생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논쟁은 학생과 교수의 강의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번졌다.

우선은 ‘몇 분 기다리기 싫어 다 같이 나가자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조교든 교수님이든 직접 불러오는 것이 올바른 대처방안이었다’며 강의를 무단으로 나간 학생들의 잘못이라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나간 사람도 어이없으나 본인의 수업시간을 충실이 이행할 의무가 있는 교수가 수업을 충실하게 책임지지 못했기에 교수 잘못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밖에 ‘정규 수업시간에 수업을 다 제공하지도 않을 거면서 학생들을 단순한 출첵(출석체크) 명분으로 붙잡아두느냐’는 의견, ‘자료가 끝났는데 출석체크하러 오지 않는 조교의 문제’란 의견도 있다.

이날 강의에서 퇴실했다는 한 학생이 ‘제대로 된 수업이 아니어서 보이콧한 것’이라고 하자 ‘제대로 된 수업 아니면 그렇게 나가도 되는가. 이전에도 이런 방식의 수업이 있었는데 왜 이제와서 보이콧을 운운하느냐’는 반응이 뒤따랐다.

이렇듯 출석체크 집단 퇴실 사태를 두고 강의를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와 교수의 수업 자세까지 도마 위에 올라 하루종일 게시판은 뜨거웠다.

서울대에 따르면 세계종교입문 강의는 정원 120명의 대형강의로, 올 2학기 2개 수업이 개설돼 각각 수강인원이 110, 102명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100명 넘는 대형강의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강의라는 뜻”이라며 “강사님 평판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했다.

이날 해프닝이 벌어진 강의는 102명이 수강 중이며 이날 이전에도 2차례 걸쳐 강의계획표에 따라 이같은 시청각 수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