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 취임 직후 ‘주가조작 의심’ 주식 매도

매도 직후 주가는 폭락…금융당국 ‘수사의뢰’

與 “당시 주식 거래내역 모두 공개해야” 공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외에도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또 다른 종목을 거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유 및 매매 시점은 지난 2017년 윤 후보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을 전후한 때다. 김 씨는 해당 주식이 비정상 급등했을 당시 보유 수량을 모두 매각했는데, 금융당국은 당시 해당 종목의 주가조작이 이뤄졌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윤 후보의 지난 2017년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김 씨는 그해 5월 기준,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40만주와 코스닥 상장사 N사의 주식 3450주를 보유했다. 이후 재산공개 내역을 살펴보면 김 씨는 N사의 주식을 2017년 6월 20일에 전량 매각했다. 시가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했을 때는 등록의무일 2개월 내에 백지신탁 또는 매각을 해야 한다는 공직자 윤리법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김씨는 다른 보유 주식의 경우 윤 후보의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전에 모두 매각한 것과 달리 도이치모터스와 N사 주식은 취임 이후에 처분했다.

문제는 김 씨가 N사 주식을 매각한 시점이 금융당국이 “N사 주식의 주가조종이 이뤄진 것으로 의심된다”고 판단한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당시 N사 주식의 주가 조작 의혹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김 씨가 N사 주식을 매각할 당시 평균매도단가는 주당 7987원이었는데, 당시 N사는 매각 직전 장중 최고가 1만400원을 기록하는 등 주가가 폭등했다.

금융당국은 폭등 당시 불특정 다수의 개미투자자에게 ‘신규발표사업 임박’이나 ‘바이오테마주’라는 문자가 대량 발송된 점에 주목했다. 바이오와 상관 없는 회사가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는 루머를 퍼뜨리는 전형적인 ‘바이오펄’ 주가조작 방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N사에 대해 6월과 7월 2차례에 걸쳐 사이버 경고(Cyber Alert)를 발령했고, 금융위는 서울남부지검 합동수사단에 주가조작 정황이 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N사는 허위 메시지와 관련해 회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주가조작 주동자로 지목된 대상자들은 해당 기간 동안 3배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뒀고 이후 N사의 주가는 900원대로 폭락했다. 앞서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제기해온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김 씨의 주식 보유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지난 2016년 검사들의 주식 보유 논란이 발생하자 금융조사부타 특수부 소속 검사들의 주식투자를 전면 금지했다. 윤 후보는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동했는데, 윤 후보가 기업 내부 정보를 수사하는 기간 동안 부인인 김 씨는 거액의 주식 투자를 했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가 부인의 2011년 이후 주식 거래내역을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도이치모터스뿐만 아니라 다른 작전주 거래와 연관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윤 후보 측은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주식 거래내역을 숨김 없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