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우크라인들 눈물
“가족들 걱정에 매일 두려워”
러시아 대사관 앞 규탄 집회
국내 시민단체들도 연대 표명
“전화기 너머로 ‘펑펑’ 소리가 울려 퍼져 놀랐어요.”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는 한 시간마다 70대 고령의 부모님에게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거주하던 쉐겔 교수의 부모는 폭격에 사이렌이 울릴 때마다 자택 인근의 대피소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일을 반복하다 지난 24일 밤 수도 외곽으로 피신한 상태라고 한다. 그는 “(부모님께)기름에 차를 가득 채워 놓고, 잠을 잘 수 있을 때 자 두라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긴장이 점점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은 가족과 고국 걱정에 매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 총동원령으로 현지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들이 군대로 징집돼 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한국에 온 지 1년 정도 된 대학생 산드라(19·여) 씨는 최근 부모님이 보낸, 7살 여동생이 차가운 땅바닥에서 웅크린 채로 자는 모습의 사진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는 현지에서 숱하게 폭격 소리가 들려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집이나 지하에 있다는 소식을 부모님에게 들었다고도 부연했다.
산드라 씨는 “(동생이)밖에서 한참 놀 나이인데, 이렇게 힘든 일을 겪고 잠까지 제대로 자지 못한다는 소식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털어놨다.
24일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예프와 주요 도시에 국가 총동원령을 선포, 18∼60세 자국 남성들에 대한 출국을 금지했다. 국가총동원령은 국가 및 국제 비상사태와 관련하여 군사력과 국가 인프라를 전시체제로 전환하고 인적 자원과 물자를 총동원하는 조치다. 재한 우크라이나인들도 “현지에서 군대로 징집된 지인들이 더러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레고르 비슈네프스키(32) 씨는 “현지에 있는 친척들도 징집 대상에 속해 현재 군대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루키야네츠 따냐(29·여) 씨도 “현지에 있는 친구들 중 남성은 징집되고, 여성은 자원해 군대에 가 있다”며 “군대에 가지 못한 이들은 매일 도심을 돌며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들 조국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군대에 가게 됐지만, 언제 생길지 모르는 사상자에 무서워하기도 한다. (나 역시)친구들이 걱정돼 매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들의 안부를 물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말 동안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내용의 연대 행동 벌이기도 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우크라이나인 300여명이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 모아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대한민국 정부와 시민사회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한국 유학생 출신인 체르노바이 미힐(28) 씨는 “한국 국민들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수십만이 넘는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걸 전세계에 알려주길 바란다”며 “러시아가 지금 도시와 인프라들을 파괴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 내부에서만이 전쟁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아내와 딸과 함께 집회를 참여한 카디릴예예프 보로데메르(37) 씨는 “한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에 동참해주길 바란다”며 “현재 병원, 학교 등 도심 속 시설 대부분이 파괴됐다. 전쟁이 끝나면 도시를 재건할 수 있도록 물품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들에게 “국내 정세도 중요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해외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민사회단체도 우크라이나와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28일 오전 참여연대 등 4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병력 철수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군사동맹 확대·병력 증강·무기 배치 중단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평화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조치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단체들은 한국 정부에도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평화적 해결을 위해 모든 외교적 조치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 회원국의 주권, 독립, 영토 보전 존중, 무력에 의한 위협 금지를 명기한 유엔 헌장에 위배되며 무력이 아닌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망가뜨리는 행위”라며 “한국 시민사회는 이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외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철·김희량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못 믿을 AI기업…검증하고 평가받게 하라[머브 히콕]](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3.2391f1fe070840f39f8da5e471902ef7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