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까지 매일 1명 삭발 진행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진행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30일부터 ‘출근길 시위’를 중단했다. 대신 이 단체는 이날부터 장애인의 날인 다음달 20일까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부터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3호선 경복궁역 충무로 방향 승강장에서 전장연은 인수위의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들에 대한 사과를 요 구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4월 20일까지 명확히 (예산에 대해)답변을 줄 것을 부탁한다. 2023년도 국가예산에 장애인들에 대한 예산이 꼭 반영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 박 대표는 “이 대표는 전날 지하철 시위를 멈춘다는 소식에 비난 여론 압박과 자신의 발언으로 인한 승리라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며 “(이 대표의)발언에 또 다시 분노하며 다시 한 번 진중하게 공개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장이 처음으로 삭발식에 참여했다. 이 회장은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글귀가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현장에 나왔다.
삭발식이 진행되기 전 단체는 이 회장의 목에 쇠사슬이 감긴 철제 사다리를 끼우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2002년 9월 시청역에서 지하철 선로로 내려가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했던 장애인 활동가들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전장연은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내 회의실에서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의 임이자 간사(국민의힘 의원)·김도식 인수위원(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과 30여 분간 면담을 가진 뒤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자리에서 전장연은 인수위에 기획재정부의 보조금법시행령 제4조를 개정해 2022년 추가경정예산과 2023년 본예산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이 반영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지하철 시위를 진행해왔다. 이후 지난달 23일 당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대선토론에서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언급한 것을 근거로 시위를 중단했지만, 이달 24일부터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그러나 장기간의 시위로 전장연을 비난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 단체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열차 지연 등으로 출근이 늦어지는 등 불편을 겪는다는 것이 이유다. 전장연의 삭발식에 대해 직장인 오모(24·여) 씨는 “애초부터 출근길 시위를 멈추고 삭발식과 같은 다른 방식의 시위를 하면 시민 피해도 줄이고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39·여) 씨는 “(장애인 단체의) 뜻도 좋지만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가 과연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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