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중고 거래가 늘면서 가짜 안전거래 사이트를 통한 사기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유명 포털 사이트의 안전결제를 사칭한 가짜 사이트를 만들어 돈만 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피해 금액도 커지고 있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혼부부인 A씨는 최근 한 인터넷 맘카페에서 40만∼50만원 정도 하는 젖병소독기 새상품을 1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게시글에 적힌 판매자의 카카오톡 아이디로 연락했다.
판매자는 A씨에게서 연락을 받은 뒤 멀리 살고 있으니 물품을 택배로 보내겠다며 ‘네이버 안전거래’를 제안했다. A씨가 안전거래 가상계좌에 결제하고 제품을 받은 뒤 구매확정을 눌러야 돈이 판매자에게 들어오며, 물품을 받은 뒤 이상이 있을 경우 반품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A씨는 ‘안전거래’라는 말을 믿고 판매자가 하라는 대로 메신저를 통해 받은 링크에 접속해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한 뒤 물품을 구매하고 화면에 뜬 가상계좌에 안전거래 수수료를 포함한 물건값 10만2000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판매자는 “수수료 없이 10만원을 입금해야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수수료는 거래가 끝난 뒤 따로 내야 한다”면서 다시 10만원만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 먼저 입금한 10만2000원은 2분 안에 환불처리가 된다고 했다.
A씨는 판매자가 시키는 대로 다시 10만원을 입금하고 환불받을 은행 계좌를 판매자에게 알려줬다.하지만 판매자는 환불 오류를 핑계로 계속해서 재입금을 요구했다.
그는 “환불해 주려고 하는데 요즘 안전거래 가상계좌로 검은돈 세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환불 단위가 80만원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며 “환불받으려면 가상계좌로 69만8000원을 더 입금해 환불금액 80만원을 맞춰줘야 한다”고 했다.
이후에도 “금액을 여러 차례 나눠 입금해서 인식이 안 된다. 한 번에 다시 입금해라”, “계속 에러가 난다. 환불금액을 500만원으로 맞춰 다시 입금해야 한다” 등 구실을 대며 A씨에게 여러 차례 입금을 요구했고, A씨는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판매자의 요구에 따랐다.
결국 2시간 가까이 메신저로 대화하면서 판매자는 A씨로부터 무려 2000만원을 뜯어냈다.
A씨 측은 “메신저 프로필에 가족사진까지 걸어두고 네이버 안전거래를 이용하자며 안심시킨 뒤 가짜 사이트 링크를 보내 돈을 뜯어내고선 연락을 차단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얼마 후 A씨가 사기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를 통해 검색해보니 같은 계좌번호로 신고된 사기 피해가 52건에 달했다. 물품도 육아용품에서 TV 등 가전제품, 골프채, 농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중고거래 사기꾼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활동하거나 대포 계좌를 쓰고 있어 검거하기가 쉽지 않다”며 “가짜 안전결제 사이트를 만들어 입금을 유도하는 경우 구매 금액뿐 아니라 개인 금융정보까지 유출될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사기의 경우 사기에 이용된 계좌의 지급정지를 요청할 법적 근거가 없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이 경찰 요청 없이 피해자의 신고에 따라 해당 계좌에 대해 즉시 지급정지 조치를 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과는 구분되므로,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개인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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