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커녕 새 정부 출범 전 전격 사의
검찰 내 여러 해석…“尹 당선인 배려”
“친 정권 검사들에 메시지” 분석도
검사장급 이상 공석 3자리로 늘어나
첫 법무장관 권익환·조상철 등 물망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인사가 임박하지 않은 시점에 조남관 법무연수원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 내 파장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이던 시기 대검 차장을 맡아 보좌하고 대행 역할을 맡기도 했던 만큼 당선인의 인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란 분석과 함께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보직에 발탁된 고위간부로서의 결단이란 해석도 나온다.
4일 조 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검찰 내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공석은 3자리가 됐다. 고검장급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장과 지검장급인 대전고검 차장, 광주고검 차장이 비었다. 대선 이후 검찰 고위간부의 사의 표명은 조 원장이 처음이다.
조 원장의 갑작스러운 사직으로 검찰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새 정부가 출범하려면 한 달도 더 남은 시점에 검찰 인사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이어서 더 놀랍다는 반응이다. 일선의 한 간부급 검사는 “조 원장 주변에서도 몰랐던 것 같다”고 했다.
검찰 내에선 조 원장의 사직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대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간부는 “윤 당선인이 총장이던 시절 징계 국면에서 직무배제와 자진 사퇴로 검찰총장 부재 상황이던 시절 조 원장이 중심을 잘 잡아줬기 때문에 검찰이 덜 흔들릴 수 있었다”며 “함께 근무했던 윤 당선인을 위해서 향후 검찰 인사 때 공간을 더 열어주고자 하는 배려 차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해석의 연장선상에서 조 원장이 사실상 총대를 메고 검찰 고위간부진을 비롯해 현 정권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검사들의 자진 사의를 유도한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한 현직 차장검사는 “이프로스 사직인사 글을 보면 ‘그칠 줄 알면 위태로움이 없다’는 부분이 있는데, 현 정부 들어와서 검찰이 망가지는 데 책임져야 할 분들한테 간접적으로 이야기한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반면 고검 검사였던 조 원장을 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법무부와 검찰 요직에 기용한 것이 현 정부였던 만큼 선거로 정권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현 정부와 차기 정부 모두에 의리를 지키려는 차원이란 시각도 있다. 서울고검 검사로 근무하던 조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2017년 6월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파견을 간 뒤 2018년 6월 대검 과학수사부장에 기용되며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서울동부지검장을 거쳐 핵심 요직으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 차장을 지냈다.
조 원장이 물러나고 고위직 간부들이 더 사표를 내면 6~7월로 예상되는 검찰 인사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내각을 구성할 인사들의 이름이 하나둘씩 거론되면서 조만간 법무부장관 후보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정부 첫 법무부장관은 정치인이 아닌 검찰 출신 인사가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단순히 측근이라고 앉히는 인사는 자제해야 한다”며 “검사들의 존경심을 얻지 못하면 법무부 업무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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