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측 출구전략 찾기 고심
인수위 “‘검수완박’보다 더 큰 블랙홀”
정호영 “국민 눈높이-정서는 다른 문제”
사실상 사퇴 거부…지명 철회 어려울듯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자녀 의대 편입, 아들 병역 특례 의혹 등이 끊이지 않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에서도 출구전략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제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 논란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국민들은 이미 한 차례 ‘조국 사태’를 겪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분리 입법 추진보다 정 후보자 논란이 더 큰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 논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인수위 안팎에서도 정 후보자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지난 17일 직접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데 이어 전날 출근길에서 입장문을 발표하며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정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도 “제 아들의 병력에 대해 객관적 근거가 없는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계속 근거없이 제기되는 제 아들의 병역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제 아들로 하여금 수일 내 공신력 있는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혹에 대한 해명이 국민 눈높이랑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는데 청문회까지 계획이 있는건가’라는 질문에 “눈높이라는 것보다는 자꾸 정서를 가지고 이야기하시는 건지 (모르겠다)”며 “눈높이라는 문제와 정서는 또다른 문제가 아니겠나”고 답했다.
사실상 정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거부하면서 윤 당선인의 입장도 난처해진 모양새다. 윤 당선인이 직접 정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할 수도 있지만 ‘인사 실패’를 인정하는 셈이 돼 이 같은 결단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일단 정 후보자 청문회까지는 지켜본 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부적격 의견’을 담은 청문보고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 각 상임위는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여야 의원들의 적격, 또는 부적격 의견 등을 담은 청문보고서에 대해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대통령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당선인도 어느 방향이 리스크가 가장 적은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 후보자 본인이 사퇴 의사가 없는 한 청문회까지 가 보고 후 정 후보자 본인의 소명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면 국민의힘이 국민 정서에 따라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청문보고서에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이 채택된 청문보고서를 수용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의혹에 대해 소명이 됐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청문회 이후에도 정 후보자 지명을 유지하면 이전 정권과 다를 게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 측도 ‘청문회에서 판단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국민 앞에 나서서 정확한 자료를 갖고 소명할 시간들은 국회 청문회장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켜보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 대변인은 언론 보도에서 정 후보자와 윤 당선인이 ‘40년 지기’로 표현되는 것에 대해 “두 분은 각자 서울과 대구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검사, 의사로 바쁜 전문 분야에서 활동해오신 분들”이라며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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