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에 바라는 외투기업 투자 확대 방안 및 제언’
노사갈등·획일적 최저임금 등으로 한국 경쟁력 약화
한국 특유 규제 완화하고 중대재해처벌법 등 재점토해야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신냉전,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 현상 등으로 외국인 투자 기업의 국내 투자가 외환 위기 이후 ‘제2의 붐’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네거티브 규제 도입과 전문인력 양성, 연구개발 지원제도 신설 등을 통해 외투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7일 ‘차기정부에 바라는 외투기업 투자확대 방안 및 제언’을 주제로 제20회 산업발전포럼 겸 제25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한국산업연합포럼은 기계,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백화점, 석유화학, 섬유, 엔지니어링, 자동차 등 16개 단체로 구성돼 있다.
장윤종 한국개발연구원(KDI) 초청연구위원은 주제발표에서 “신냉전,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한미 혁신동맹 지향, 한국의 신흥기술 역량배양 등의 조건과 5월 출범할 신정부의 산업전략에 따른 외국인 투자의 필요성이 결합하면서 우리나라 외국인 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제2의 붐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6년~2020년까지 외국인 투자(FDI) 유출액 대비 유입액을 살펴본 결과 한국은 하위권이었다. 베트남은 25.4배, 영국은 4.6배, 미국은 2.3배, 이탈리아는 1.0배에 이르렀지만, 한국은 0.4배로 독일·캐나다· 프랑스(0.5배)보다 저조했다.
정만기 KIAF 회장은 “일본은 5년간 유출 대비 유입이 0.1배로 가장 좋지 않았고, 한국이 그다음으로 좋지 않았다”며 “이는 다국적기업 입지 관련 국가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사 간 갈등, 획일적 최저임금 등을 외투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는 원인으로 지적했다. 정 회장은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의 역작용으로 기업의 비정규직 활용은 늘어났으나, 최대 2년간 활용 제한, 제조업 직접 생산공정 파견근로 불허용, 사내하청 불법파견 판결 등으로 다양한 고용 형태 활용이 어렵다”며 “매년 교섭, 낮은 파업 찬성률 요건, 찬반투표 유효기간 부재, 쟁의 행위 사용자 대항권 부재 등도 우리만의 독특한 규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획일적 최저임금도 문제”라며 “2020년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5%로, 미국(29.5%), 캐나다(49.0%),영국(57.6%)을 넘어선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세 경쟁력에 대해서도 “우리의 법인세 최고구간 세율은 27.5%로 OECD 37개국 중 10번째, OECD 평균 22.9% 대비 4.6%포인트 높다”며 “21개국은 법인세율을 인하했지만, 우리는 2017년 말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하고, 과표구간도 3개에서 4개로 늘렸다”고 짚었다.
이날 포럼에는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과 디어크 루카트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회장도 참석, 차기 정부에서 외투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나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임스킴 회장은 “암참 멤버 기업들의 설문 조사 결과 한국은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지역 본부를 두기 좋은 나라 2위에 선정됐다”며 “윤석열-바이든 시대의 전망에 대해 52.4%가 낙관적 의견을 표출(매우 긍정·약간 긍정)했으며, 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44%가 향후 2년간 한국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답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한국 특유의 규제를 세계 표준에 맞추고, 임원 관련 규제(CEO 리스크)를 완화하는 등의 기업 환경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루카트 회장은 “유럽 기업들 사이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산업 재해 예방보다는 사후 처벌에 초점을 맞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해당 법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역시 노사 관계, 규제 완화 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지엠처럼 생산 제품 대부분을 수출하는 외투 제조기업들에 있어 안정적 노사 관계, 상품의 경제성, 공급의 확실성·안정성은 한국 투자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며 “타국의 경쟁 사업장 대비 한국의 잦은 파행적 노사 관계와 짧은 노사 교섭 주기, 불확실한 노동정책 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비용 경쟁력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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