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삼성·현대차·SK 순으로 굳건히 이어지던 재계 그룹 순위에서 SK가 현대차를 딛고 2위로 올라섰다.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동력에 과감히 투자하고 그룹의 체질을 완전히 바꾼 최태원 회장의 ‘딥 체인지’ 승부수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반도체 매출 증가, 물적 분할에 따른 신규 설립, 석유사업 성장 등에 따라 SK가 최초로 자산 총액 기준 2위가 됐다고 밝혔다.
이는 SK가 2006년 3위에 오른 이후 16년 만이다. 당시 자산 규모(54조8000억원)에서 5.3배 늘어났다. 상위 5개 기업집단 내 순위에 변화가 생긴 것도 2010년 이후 최초다.
2021년 말 집계 기준(2022년 공정자산) SK 자산은 292조원으로 전년 대비 21.9% 증가했다.
주요 분야별로 반도체 분야 매출 상승(11조원) 및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10조원) 등으로 20조9000억원이 늘었고 .SK온·SK어스온, SK멀티유틸리티 등 물적분할로 7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 SK리츠 등 기업공개로 3조6000억원이 상승했고, 석유화학 분야 매출 상승에 4조3000억원이 늘어났다. 여기에 친환경·신재생에너지 투자(관련 기업 설립 및 인수) 등으로 11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SK는 외형과 내실 면에서도 고른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계열회사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SK로 총 38개 계열사가 늘어났다. SK는 해상풍력발전・폐기물처리 회사 등 친환경에너지 회사 설립・인수에 주력했다.
매출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 순위에서도 삼성(45.4조원) 다음으로 SK(29.7조원)였다. 수익성 측면에서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 중 SK(8.6조원)는 삼성(19.5조원) 다음이었다. 석유사업 및 반도체 판매 증가가 주 원동력이다.
이처럼 SK의 자산 2위 성장 배경은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산업분야에 과감히 투자를 단행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SK는 2012년 하이닉스 인수 이후 청주 M12를 시작으로 2015년 M14(이천), 2018년 M15(청주), 2021년 M16(이천) 등 국내에 4개 공장을 증설했다. 동시에 연관 산업인 반도체용 특수가스(SKMR)와 웨이퍼(실트론) 회사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했다. 반도체 관련 3개 계열사 자산은 인수 시점 21조원에서 2021년말 89조5000억원으로 4배 가량 상승했다.
여기에 SK가 ESG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재편하면서 관련 투자를 늘린 점도 자산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확대경영회의에서 최태원 회장이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SK 관계사들이 ESG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면서 나타난 결과들이다.
실제 혁신 모델에 집중했던 SK㈜·SK E&S·SK에코플랜트·SKC·SK케미칼 등의 자산은 딥 체인지를 선언한 2016년말 31조4000억원에서 2021년말 47조6000억원으로 상승했다. SK그룹의 자산도 같은 기간 170조7000억원에서 292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
SK 관계자는 “자산 규모와 같은 외형적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기업가치나 사회적가치(SV), ESG와 같은 핵심 지표를 높이는데 앞장서 주주, 투자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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