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추정에도 노동신문·중앙통신에 관련 보도 無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북한이 지난 4일 낮 평양 순안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가운데 북한 주요 관영매체들이 5일 발사에 대해 보도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날 합동참모본부는 이 탄도미사일의 비행 속도가 마하 11, 비행거리는 약 470km, 고도는 약 780km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엿새를 앞둔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군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ICBM인 화성-15형을 정상 각도보다 높인 고각으로 발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5일자 지면에는 미사일 소식이 실리지 않았고,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오전 7시 현재까지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통상 미사일 발사 다음 날 관영 매체를 통해 전날 발사의 성격을 규정하고 평가하는 기사와 함께 발사 장면이 담긴 사진들을 공개해왔다. 특히 북한이 전날 쏜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다음 날 보도가 나오지 않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북한이 ICBM을 쏴놓고도 보도하지 않은 건 실패했을 때로 분석된다. 지난 3월 16일 신형 ICBM인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쐈지만 초기 단계에서 공중폭발했고, 이튿날 북한 매체에 관련 소식은 없었다.
전날 발사체의 비행거리가 ICBM치고는 사거리가 짧지만, 정상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거리를 줄였을 수 있어 군 당국은 '실패'로 판단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이번 미사일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발사였고, 북한이 원했던 성과를 거두진 못해 보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흔하지는 않지만 정치적·군사적 무게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발사 소식을 며칠 뒤 보도하기도 한다.
북한은 지난 1월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을 당시 이튿날에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가, 다른 미사일 발사와 함께 28일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미사일은 ICBM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시차를 두고 보도할지는 의문이다.
북한이 이번에 신형 ICBM '화성-17형'을 시험발사 했지만 지난 3월 이미 '성공'했다고 주장한 만큼 이를 공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지난 3월24일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군 당국은 '화성-15형'을 쏜 것으로 결론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도 '화성-17형'이 아닌 '화성-15형'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크진 않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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