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흥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장기 침체와 저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도 내수침체, 반도체ㆍ조선 등 주력 업종의 수출 둔화 등으로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장기 저성장 흐름 속에서 현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로 자원의 효율적 운영을 지향하는 ‘제 6의 물결’이 대두되고 있다. 세계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경제를 여는 중심엔 ‘에너지’가 위치하고 있다.
올 들어 에너지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 등 다양한 에너지 관련 정책이 발표되면서 에너지ㆍ전력산업은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하반기 발표된 정부의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계획’은 네가와트(negawatt) 발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에너지관리통합서비스, 전기차 서비스, 독립 마이크로그리드 등의 사업화 촉진 방안을 제시함으로서 새로운 에너지산업의 변화 방향을 보여준다.
하지만 에너지 신사업 육성이 전력회사에 호재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에디슨전기협회(Edison Electric Institute) 보고서에 의하면, 파괴적 도전(disruptive challenges)이라 불리는 분산전원 확대, 수요관리, 에너지효율 등 새로운 전력산업 변화는 기존 전력회사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력판매량의 감소로 이어져 재무적 위험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와 함께 전력회사의 기업 가치를 높이고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안보, 수요관리 등 에너지 분야의 주요현안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에너지절감은 수익창출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에너지사용을 줄임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전력회사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수요관리전문회사인 에너녹(EnerNOC)은 수요반응, 에너지효율 향상 및 에너지구매 전략 분석 등 컨설팅 사업을 통해 연간 수십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여기에 힌트가 있다.
둘째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과 전력의 융복합 기술발전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ICT 기반의 지능형 온도조절기를 이용해 소비자들의 냉난방부하를 평균 17%까지 절감한 미국 NV 에너지사는 좋은 사례다.
마지막으로 합리적인 에너지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가격 신호가 요구된다. 가격 신호가 재대로 작용되지 않는다면 서비스와 기술은 무용지물이 된다. 버클리대 리처드 뮬러 교수가 지적했듯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요금은 국내 신시장 창출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수요관리형 선택요금제(CPP)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시간대별 차등요금제, 실시간요금제 등 새 요금체계가 정착돼야 한다.
2014년 12월 나주시대를 맞이하는 한전은 에너지 신사업과 연계한 산학연 연구개발(R&D) 협력 확대, 인재양성, 에너지기업 복합단지조성 등의 ‘빛가람 에너지밸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산업에 ‘시장으로, 미래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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