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께 바이든 면담으로 공개 행보 시작
23일에는 노무현 13주기 추도행사 참석
지지율 40%대…진보 진영 구심점 기대
동북아 평화 위한 외교적 역할 가능성도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도 청와대를 나간 뒤에는 “잊히고 싶다”고 말해왔지만 당분간은 대중의 관심사로부터 멀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향후 남·북·미 관계 등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따라 외교안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 등이 전임 대통령으로서의 공개 일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 내려간 문 전 대통령의 첫 공개 일정은 이르면 오는 21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면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동맹 강화와 동북아 평화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뒤인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예정된 노 전 대통령의 제13기 추도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찾는 것은 지난 2017년 에 이어 꼭 5년 만이 된다.
문 전 대통령은 두 일정을 소화하고 한동안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인 대국민 소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 사용자가 200만명을 넘겼다는 소식을 전하며 “퇴임하면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 이야기로 새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기대해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바람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이 가진 여전한 영향력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6일 발표한 문 전 대통령의 재임 마지막 직무수행평가(지지율)는 45%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다. 대선에서 패배한 진보 진영에 문 전 대통령이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6월 1일 예정된 지방선거와 2024년 있을 총선 등에서 ‘문심(文心)’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문 전 대통령의 남북관계나 동북아 평화를 위한 외교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다. 이 만남은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라디오에 나와 “한반도 상황관리 차원에서 활용 가치가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대북특사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이미 북·미 관계의 레드라인을 넘은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이 경색된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를 풀어나갈 ‘키맨(keyman)’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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