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사업장·배송구역서 1년내 2번째 과로사고

롯데택배 실태조사서 절반 이상 “분류작업 유지”

롯데택배 차량. [롯데글로벌로지스 웹사이트]
롯데택배 차량. [롯데글로벌로지스 웹사이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과로사대책위)는 19일 “롯데택배에서 또 한 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쓰러졌다”며 롯데택배에 사과와 사회적합의 이행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 글로벌로지스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고 발생 롯데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의 무책임함이 과로사고 재발을 불렀다”고 비판했다.

과로사대책위에 따르면 이달 8일 롯데택배 성남 창곡대리점 소속 택배기사인 김모(49) 씨가 뇌출혈이 발생해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6월 13일에도 롯데택배 기사가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진 적이 있다.

김씨는 매일 오전 6시30분 이전에 출근하고 오후 9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일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토요일 배송물량이 많아 일요일에도 일을 하는 등 하루 13~14시간, 주평균 70시간 넘게 일했고, 사고 전까지 월 5000개 수준의 배달물량을 소화했다고 과로사대책위는 설명했다.

아울러 과로사대책위는 김씨가 일했던 물류센터가 매일 택배기사들이 직접 레일을 설치하고 분류작업을 해야 하는 구조였다며 사회적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사회적합의는 과로사의 주범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에서 택배기사를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택배노조 롯데본부가 지난 12~13일 양일간 조합원 210명을 상대로 실태조사한 결과, 여전히 분류작업을 한다는 응답이 50%에 달했다. 분류작업을 하면서도 비용을 받지 못한다는 답변도 61%에 이르렀다.

과로사대책위는 “1년도 채 되지 않은 사이에 2명의 택배노동자가 같은 사업장, 같은 배송구역에서 쓰러진 사실은 우리에게 여전히 택배노동자들의 과로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택배는 사회적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실질적 과로방지를 위한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또한 쓰러진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응당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국토교통부를 향해서도 “재벌 택배사의 면제부를 주는 보여주기식 사회적합의 이행 점검을 중단하고, 노조 등 해당 당사자들이 요구하는 방식의 실질적 이행 점검을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