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로 7명 사망

2015년 박영수 변호사 흉기 피습 사건도

변협,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천차만별 사무실, 실효성 의문” 목소리도

지난 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변호사 사무실 빌딩에서 불이나 시민들이 옥상 부근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이 화재로 7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 [연합]
지난 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인근 변호사 사무실 빌딩에서 불이나 시민들이 옥상 부근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이 화재로 7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7명의 사망자가 나온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등 변호사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저지른 테러 사건들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조치에 나섰지만, 법원 밖 보호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전날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규모는 13명으로, 이종엽 변협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위원회는 이번 대구 방화 사건 피해자 지원 방안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방화범의 사망으로 처벌은 불가능하더라도, 손해배상이나 화재에 관한 문제 등 유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 지원을 할 계획이다. 변협 관계자는 “변호사 사무실은 법원·검찰과 달리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개방된 곳이라 마음만 먹으면 테러가 일어날 수 있어 그걸 어떻게 방지하고 대책을 마련할지 고심 중”이라며 “토론회나 세미나를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점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호사 업계에선 변협의 추후 조치가 실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6년 차 변호사는 “사무실마다 사정이 다르고 일의 특성 내지는 의뢰인 특성도 다 천차만별이라, 변협 차원에서 현실적으로 일괄적인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문제일까란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 같은 경우는 1층 로비에 경비 직원분도 계시지만, 서초동은 누구나 들어오기 쉽게끔 예약 없이 방문하는 손님을 대비해서 열려있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재판부와 사건 당사자, 대리인을 보호하기 위해 법정 출입구마다 소지품 검사와 지속적인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또한 요청 시 변호사 신변 보호를 위한 경호 인력도 지원한다. 하지만 현재까진 법원 밖에서 생기는 위협에는 법원이나 변호사 단체 차원의 대책이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재판 결과 등에 불만을 품고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직접적인 위협이나 폭력을 가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2015년 박영수 변호사(전 특별검사) 피습 사건이다. 박 변호사는 서초동 사무실 앞에서 자신이 대리한 사건 상대편에게 흉기로 습격을 당해 목 부위에 자상을 입었다. 해당 사건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이 이유였다. 박 변호사는 자칫 생명을 잃을 뻔한 위기를 넘겼고, 범행을 저지른 남성에겐 살인미수 혐의로 실형이 선고됐다.

2014년엔 변호인 조언에 따라 민사소송 상대방과 화해했지만, 결과적으로 재산을 모두 잃자 앙심을 품고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지른 사례도 있었다. 현존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은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2012년엔 자신이 선임한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와 사무장과 여직원 등에게 욕설을 하고 변호사를 감금한 사례도 있었다. 토지보상금 청구 소송에 대한 법원의 조정 결정에 대한 불만이 범행 동기였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70대 남성에겐 징역형이 선고됐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