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도 ‘인플레와의 전쟁’ 선포
연일 치솟는 기름값에 직접 견제
11월 중간선거 지지율 고전도 한몫
지난 대국민연설서 엑손 저격 이어
정제시설 부족·업체들 고수익 지목
정부·업체 긴급 간담회 소집 지시
AP통신 “추가공급 여지 많지 않다”
미국 기름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엑손모빌을 비롯한 정유사에 편지를 보내 휘발유와 경유 등에 대한 공급 확대를 직접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정유사에 보낸 편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이 미국 가정이 겪는 심각한 경제적 고통의 주요 원인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이 자체 입수한 편지 사본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40여년 만의 인플레이션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바닥권에서 고전하자 최근 정유사는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번다”고 때린 데 이어 압박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으로 휘발윳값이 1갤런(3.78ℓ)당 1.7 달러(약 2100원)가 오른 상황에서 정유사들의 기록적 고(高)수익이 고통을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원유 가격이 현재와 유사한 배럴당 120달러였던 지난 3월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 당 4.25달러(5400원)이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현재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 당 5달러로 오른 이유로 정제 시설 부족 및 업체들의 기록적 수익을 지목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각 정유사에 “휘발유와 경유, 다른 정유 제품의 생산과 공급을 늘리기 위한 즉각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정유사에 2020년 이후 정제 능력 감소 여부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사실을 언급한 뒤 “정부는 전국 어디에서나 적절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제 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적절한 연방정부 수단 및 비상 권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편지는 엑손모빌, 셸, BP, 셰브런, 필립스66, 마라톤 페트롤리엄, 발레로 에너지 등에 전달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랜홈 장관에 이들 업체와 긴급 간담회를 소집하라고도 지시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모두가 엑손(모빌)의 이윤을 알도록 할 것”이라며 “엑손은 지난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어들였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유가 등 고(高)물가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연방 정부로서는 유가 인하를 위해 할 수 있는 조치가 별로 없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고유가 시대에 높은 이익을 내는 ‘정유업체 때리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요구에도 정유업체들이 추가로 공급을 늘릴 여지는 많지 않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정유사들의 정제시설 가동률이 상한선인 96%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점에서 이번 메시지는 유권자를 겨냥한 용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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