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 권고안·치안감 인사 번복 후 여론 악화

일선 경찰들 “독재 시대 치안본부 회귀”

경찰청도 ‘자문위 권고안 대응 TF’ 구성

‘탄핵’ 꺼낸 민주당, 경찰청장 만나 중립성 당부

尹 “국기문란” 발언엔 “경찰에 덮어씌우기” 비판

제21대 국회 상반기 행정안전위원장을 맡았던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의 전반기 행안위 소속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찾아 윤석열 정부의 경찰 통제 규탄과 경찰의 중립성을 촉구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
제21대 국회 상반기 행정안전위원장을 맡았던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의 전반기 행안위 소속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찾아 윤석열 정부의 경찰 통제 규탄과 경찰의 중립성을 촉구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추진 과정에서 벌어진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로 경찰 안팎으로 비난 여론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장관 탄핵’까지 거론되는 등 논란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23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행안부에 경찰 지원 조직(경찰국)을 설치하고 경찰청장 지휘규칙을 제정하는 내용을 담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 권고안이 지난 21일 발표된 데 이어 같은 날 밤에 일어난 치안감 전보 인사 번복 사태로 경찰 내부가 들끓고 있다. 행안부의 경찰 통제가 본격 시작됐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직협) 18개 시·도경찰청 직협 회장단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자문위 권고안과 치안감 인사 사전 개입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권고안은 행안부가 사실상 경찰국을 신설하고 경찰의 지휘, 인사, 감찰, 징계 등 권한을 통해 경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과거 독재시대 치안본부로 회귀이자, 권력에 대한 경찰의 정치 예속화”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긴급 토론회에서도 자문위 권고안에 대해 “경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길들이고, 정권 유지에 이용하려는 의도”라며 한목소리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경찰청 경찰수사심의위원회도 입장문을 통해 “권고안은 초법적이고 위헌적 발상이기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경찰은 지난 21일 김창룡 경찰청장의 지시로 행안부 자문위 권고안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김 청장은 이날 출근길에 TF와 관련 “정부에 경찰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최대한 설득해 반영하는 방안과 경찰이 생각하는 민주적 통제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야당을 중심으로 행안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국회 전반기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2일 기자회견에서 “행안부 장관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 경찰청을 방문, 자문위 권고안과 치안감 인사 논란과 관련해 김 청장에게 경찰의 중립성·독립성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행안위원장을 맡았던 서영교 의원은 이날 김 청장과 면담 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의 경찰 통제 시도가 극에 달하고 있다. 경찰 인사권을 쥐고 ‘경찰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며 “행안부 장관의 직무범위를 넘어서는 법 위반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재호 의원은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에 대해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고 비판한 것을 거론하며 “자기 정권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시스템의 잘못이 아니라 국기문란이라고 하는 것은 누구한테 하는 말이냐”고 응수했다. 백혜련 의원도 “한 기관(경찰)에 덮어씌우기 의도로 읽힌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행안부의 경찰 통제 문제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원 구성이 늦어지면서 상임위(행안위)를 중심으로 본격 대응하지 못했다”며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서영교·임호선 의원은 오는 27일 경찰 직협과 경찰의 중립성·독립성 확보와 민주적 통제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행안부 경찰국 설치 등에 대한 바람직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