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털 네이버가 진행한 ‘2013 내가 뽑은 올해의 뉴스’의 결과는 참담하다. 누리꾼들이 직접 뽑은 뉴스 중 10위권 내에 희망적인 뉴스는 단 하나. ‘류현진 메이저리그 성공적 데뷔’뿐이었다. 32만명이 넘는 누리꾼들은 정치인의 낯부끄러운 성추행 의혹과 내란음모, 철도노조 파업 등을 올해의 뉴스로 뽑았다.

지난해 청와대는 첫 미국 방문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으로 장식했다. 대통령 수행을 위해 함께 미국에 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자신을 돕던 대사관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추문에 휩싸인 것이다. 이 사건은 중국 언론 등에서 세계 8대 굴욕사건으로 꼽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회자됐다. 뿐만 아니라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막말을 내뱉어 ‘갑을논쟁’을 촉발시킨 남양유업 사태도 화두였다.

반면 우리를 즐겁게 해준 유명인사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첫 선발 승리를 거둔 류현진 선수가 유일했다. 국민들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과 정책결정자들이 처음 당선될 때의 공약은 망각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 한 해였다고 해석하면 지나친 것일까. 암튼 이런 이유로 2013년의 마지막은 카카오톡 채팅을 하듯 대자보를 통해 “안녕들하시냐”고 묻는 8090 청년들의 아우성으로 끝났다.

2014년 청마의 해가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우리 사회 비정상적인 관행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정상화 개혁을 추진해 가겠다”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정상화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권과 고위층이 먼저 스스로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적이라 믿고 있지는 않은지 되묻는 작업이 필요하다.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건 아닌지, 그 과정에서 인권과 평등, 민생과 같은 가장 중요한 가치를 외면하지는 않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마무리하지 못한 ‘경제민주화’ ‘창조경제’와 같은 공약을 청마처럼 추진해 나간다면 올 연말에는 정말 많은 국민들이 보다 안녕할 수 있지 않을까.

올 연말 포털에는 ‘류현진 선수의 신한류 성공’ ‘노사갈등 최단기간 타협’ ‘올해 대기업 채용 최다’와 같은 즐거운 뉴스도 상위권에 올라오기를 기대해본다.

서지혜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