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아기 탯줄 자르듯 함정에 생명력 불어넣는 의미

전통적으로 여성이 주관…박근혜 대통령, 첫 대통령 진수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줄을 자르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진수줄을 자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28일 진행된 해군의 차기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했다. 김 여사는 이날 한 달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여사는 진수식의 하이라이트인 ‘진수줄 절단’에 나섰다.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이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로, 진수줄 절단 행사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주관해왔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황금색 소형 손도끼를 전달받은 김 여사는 흰 장갑을 낀 후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진수선을 끊으려 시도했으나 끊어지지 않았다. 김 여사는 미소를 띤 채로 세 번째 시도 만에 진수줄을 절단했고,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어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가위로 각각 진수선을 한 줄씩 잘라 선체에 매달려 있던 샴페인 병을 깨뜨려 ‘안전항해 기원의식’을 마무리했다.

진수식은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을 수상에 처음 띄우는 행사로, 선박 고유의 이름과 선체번호를 부여하는 명명식도 함께 이뤄진다. 이날 이종호 해군 참모총장이 함명을 ‘정조대왕함’으로 선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안전항해를 기원하며 샴페인에 연결된 줄을 자르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8일 오전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안전항해를 기원하며 샴페인에 연결된 줄을 자르고 있다. [연합]

배가 태어났다는 의미를 가지면서 진수줄 절단 행사는 주로 여성이 주관해왔다. 기원은 북유럽 바이킹족이 활동하던 중세 초 새로 건조한 선박을 출항하기 전 제단을 차려 제물의 의미로 포도주를 빠르며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안전을 기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서유럽에서 19세기 초 영국 빅토리아 여왕 재위 시절부터 여성이 진수줄을 자르는 것이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타이타닉호가 진수식에서 샴페인 병이 깨지지 않았다고 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여성은 ‘대모’로 불리는데, 역대 영부인들도 진수줄을 잘랐다. 현대중공업이 1974년 6월 처음 진수한 원유운반선 애틸랜틱 배런호는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고 육영수 여사가 대모를 맡았다.

1996년 10월 국산 구축함 제1호 3000t급 광개토대왕함은 김영삼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가, 2005년 11월 유조선 유니버셜퀸호 진수식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대모를 맡았다.

2013년 8월 1800t급 김좌진함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진수했는데, 해군 창군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진수한 사례로 기록된다. 2018년 한국 최초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진수줄을 잘랐다.


silverpap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