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거용 반지하 전면 불허’ 방침
건축법 개정 추진…국회 통과해야 가능
김정재 “반지하 침수 원인 파악 선행돼야”
“반지하, 강제로 없애면 문제 생길수도”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국회의 입법 사안인 서울시의 ‘주거용 반지하 전면 불허’ 방침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에 지하·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에게 특히나 피해가 컸던 만큼 장기적으로 이를 없애겠다는 건데 국민의힘 내부에선 “반지하 주택이 침수된 근본적 원인을 면밀히 파악하는 게 먼저”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서울시 방침에 따라 건축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검토해볼 사안”이라면서도 “반지하 주택이 침수된 게 하수관, 재해예방 사회간접자본(SOC)의 미비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지하·반지하 주택 등의 사유재산 문제, 허가 요건 등 형평성을 따지고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조건적인 반지하 주택 폐지보단 이번 침수 피해에 대한 구체적 원인을 파악해 그에 대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서울시는 전날 침수 피해를 본 지하·반지하 거주 가구를 위한 안전대책의 일환으로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주거 용도’의 지하·반지하를 전면 불허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건축법 개정 사항으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
현행 건축법 제11조에 따르면 ‘상습적으로 침수되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에 건축하려는 건축물의 지하층 등 일부 공간을 주거용으로 사용하거나 거실을 설치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면’ 시 건축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불허하는 근거 규정이 존재한다. 이는 지난 2010년 집중호우로 인해 저지대 노후 주택가를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되자 2012년 건축법 개정을 통해 추가된 내용이다. 서울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지하·반지하 주택 건축을 전면 불허하는 의무 규정을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김정재 의원은 이에 대해 “이미 건축법에 근거 규정이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있을 때마다 그때그때 법 개정을 하는 건 보여주기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도 상황에 따라 시 건축심의위가 지하·반지하 주택 건축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서울시가 법 개정을 언급할 정도로 의지가 있다면 건축심의위가 엄격하게 불허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생활이 어려운 분들 중에선 형편에 맞는 주거를 선호할 수도 있다”며 “그런데 반지하 주택을 폭우가 내린다고 강제로 없애버린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서울 시내 지하·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는 약 20만 가구로 전체의 5% 수준이다. 서울시는 전날 기존에 허가된 지하·반지하 주택에 10~20년 유예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없애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반지하 주택을) 근린생활시설, 창고, 주차장 등 비주거용으로 전환할 경우 리모델링을 지원하거나 정비사업 추진 시 용적률 혜택 등을 통해 비주거용 용도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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