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수사 활동 마친 안미영 특검

가해자 장모 중사 ‘명예훼손’ 혐의 기소

사건 당시 장교·녹취 조작 변호사 기소

지난 6월 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열린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관련 수사 안미영 특별검사팀 현판식에서 안미영 특검(가운데)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지난 6월 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서 열린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관련 수사 안미영 특별검사팀 현판식에서 안미영 특검(가운데)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이 전익수(52) 공군 법무실장과 강제추행 가해자 장모(25) 전 중사 등 8명을 재판에 넘기며, 100일간의 활동을 마쳤다.

안미영 특별검사팀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열고, 전 실장 등 장교 5명과, 국방부 군사법원 소속 군무원 양모 씨, 장 전 중사 등을 지난 9일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또 군 법무관 출신 김모(35) 변호사를 증거위조 등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기소 했다.

특검은 ▷이 중사 사망 이전 소속 부대 내 상급자 및 수사관계자의 범죄행위 ▷이 중사 사망 후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 무마와 2차 가해 행위 ▷공군법무관 출신 변호사의 증거위조 등 범죄행위 등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초동 부실수사’ 전익수 법무실장 불구속 기소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초동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초동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특검은 초동 부실 수사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돼 온 전 실장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상 면담강요 등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에 따르면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자신을 수사 중인 군검사에게 전화해, 자신이 국방부 군사법원 소속 군무원 양모 씨에게 범행을 지시했다며 청구한 구속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하는 등 정당한 사유 없이 위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양씨는 지난해 장 중사의 구속심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인적 사항과 심문내용 등을 전 실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변호사는 군인권센터가 발표한 녹취록의 바탕이 된 공군본부 소속 군검사들의 대화 녹음파일을 조작한 혐의 등을 받는다. 해당 녹취록엔 전 실장이 지난해 수사 초기 장 전 중사를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한 정황이 담겼는데, 전 실장은 해당 녹취록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특검 관계자는 “‘군검사들 대화 녹취록’ 및 관련 녹음파일의 진정성 및 신빙성을 수사한 결과, 오히려 위 증거들이 김 변호사에 의해 위조된 사실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 중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 중인 장 전 중사도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장 전 중사가 지난해 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내 다른 군인들을 상대로, 이 중사에게 거짓으로 고소당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말해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건 발생 직후 대대장이 이예람 중사-가해자 분리 방해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5월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서 추모객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5월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서 추모객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

아울러 특검은 사건 당시 20전투비행단의 대대장이던 A(44)씨와 중대장이던 B(29)씨, 사건 당시 군검사이던 C(29)씨도 불구속기소 했다. A씨는 장 전 중사의 파견을 연기해 이 중사와의 분리를 방해하고, 이 중사에 대한 회유 및 사건 은폐 등 시도를 알고도 책임자에 대한 징계 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는다. B씨는 지난해 4~5월 이 중사가 전입하려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중대장에게 ‘이 중사가 좀 이상하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다. C씨는 이 중사 사건을 넘겨받고 2차 가해 정황 등을 알았음에도, 수사를 방임하고, 피해자 조사 일정 등을 지연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공군본부 공보담당관이던 D(45)씨도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D씨는 지난해 6월 이 중사의 사망으로 언론에서 공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기자 3명에게 ‘강제추행이 아닌 부부 사이의 문제가 원인’이란 취지의 왜곡된 허위사실을 전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심리부검에 따르면, 이전에는 없던 자살 위험이 강제추행 직후 발생해 급격히 고위험군에 이르렀다”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전입 후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2차 가해를 경험하며 심화된 좌절감과 무력감으로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공소유지로 피고인들 각자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5일 수사를 시작한 특검팀은 100일간 공군본부, 국방부 검찰단, 군사법원 등과 관련자의 이메일 등 총 18회의 압수수색을 하고 164명을 조사했다. 특검은 압수한 저장매체 65종에 대한 포렌식을 통해 약 3.32테라바이트(TB)의 디지털 증거를 새롭게 확보해 분석하기도 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