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사태 관련 현 경제내각 책임론
추경호·한덕수·김주현·이창용 언급돼
2012년 비금융주력자 심사 문제제기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최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SDS)로부터 약 2800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론스타 사태와 관련 추경호 기재부 장관을 비롯한 전현직 경제·금융관료들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1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13개 국회의원실은 이날 오전 9시30분 국회의원회관에서 ‘론스타 사태 진실, 무엇을 밝혀야 하나’ 긴급토론회를 열고 론스타가 2012년 비금융주력자 심사를 받는 과정에 관여한 전현직 경제·금융관료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모피아(경제·금융관료+마피아)-하나금융지주-론스타가 론스타의 이익 실현을 위해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모하론 동맹’ 가설을 제기했다. 전 교수는 ▷2010년 말 김석동 당시 신임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은폐한 채 2011년 3월 회의에서 면죄부를 부여한 점 ▷2011년 5월 론스타가 일본에 골프장을 보유한 비금융주력자라는 사실이 보도된 후에도 상응하는 조치가 없었다는 점 ▷비금융주력자 논점을 스스로 포기하고 수 차례에 걸친 민변의 증언 요구까지 사실상 거부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비금융주력자 논점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어서 부적합한 투자자였고 이에 따라 제소 권한이 없고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당시 은행법에서는 외국계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했지만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처음 매각할 2003년 예외가 허용됐다. 금융당국이 외환은행의 부실이 예측된다는 이유로 시행령(부실 금융기관의 정리 등 특별한 사유)을 통해 매각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론스타 사태 해결을 위해 “2007년 당시 금감위가 론스타 해외 계열사 일제 조사에 착수한 계기가 무엇인지, 론스타·하나금융지주 간 싱가포르 ICC 중재 건에서 이들과 모피아 간 한국 국민에게 비용을 전가하자는 합의가 있었는지, ISDS 절차에서 비금융주력자 논점 제기 포기를 결정한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교수는 “2006년 이후의 검찰 수사에서 비금융주력자 문제라는 핵심을 비껴 간 한동훈 장관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앞장서야 한다”며 “국회는 국정감사를 하고 특검 카드도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표자인 노주희 변호사(민변 국제통상위원회)는 ISDS 제도 자체에 대해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변호사는 “ISDS는 제도 본질상 투자자에게만 이익의 기회가 돌아간다”면서 “ISDS가 투자유치 및 투자자보호를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가 맞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ISDS 중재에서 이익과 비용이 공정하게 분배되는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이익은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 로펌 중재비용과 손해는 국민 세금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경제 내각인 추경호 기재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은 총재와 한덕수 총리를 지목하며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추 장관은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 김 위원장은 사무처장으로 재직하며 론스타에 조건 없는 매각 명령을 내렸고 2012년 1월 론스타 산업자본이 아니라고 결론 내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며 책임을 추궁했다.
그는 “이 총재는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자인했을 때 금융위 부위원장이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청문회에서는 론스타 자료 확인과 주식 매각 명령 여부에 대한 논의로 시간이 지나갔다는 해명을 했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한덕수 총리가 정부와 론스타 간 ISDS 증인답변에서 했던 “한국 사회의 외국자본에 대한 반감이 너무 강하다” 등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론스타 사태는 2012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2003년 인수한 외환은행 경영권을 하나금융지주 매각할 때까지하면서 한국 금융당국이 매각승인을 지연하거나 가격 인하 등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약 46.8억 달러(약 6.1조원)대의 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지난달 31일 중재 약 10년 만에 ISDS는 2억1650만 달러(약 2800억원)의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배상하라며 한국 정부에 일부패소 판정을 내렸다. 이에 법무부는 “청구금액 대비 95.4% 승소, 4.6% 일부는 패소했다”면서 “향후 취소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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