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작용 보상 소송 9건 진행 중
법원, 배상책임 폭넓게 인정…유사소송 잇따를듯
“이상징후, 백신 아닌 다른 원인 입증돼야”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코로나19 예방백신을 접종한 뒤 뇌질환 판단을 받은 피해자에게 정부가 보상하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오면서 향후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법원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을 상대로 제기된 백신 부작용 보상 소송은 총 9건이다.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은 후 뇌질환 판단을 받은 30대 A씨가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백신 부작용 보상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면서 나머지 8건의 소송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 다만 백신 접종과 부작용 간 인과성 판단은 복잡하기 때문에 개인이 정부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사건마다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정부는 백신 후유증과 질병, 사망 간 인과관계를 엄격히 따져 제한적으로 보상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코로나19 백신이 단기간에 개발돼 조건부로 승인을 받은 만큼, 피해 발생 가능성과 확률 등을 알 수 없는 결함이 존재한다고 봤다. 백신 접종 후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백신이 아닌 다른 원인이라는 점이 상당 부분 증명돼야만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강함의 함인경 변호사는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도 백신과 부작용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이라며 “백신 맞기 전에 이상이 없었던 환자가 직후부터 이상징후가 생겼다는 점이 강조된다면 이번 사례처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법원에 접수된 9건의 소송 중 사망은 6건, 질병 발생은 3건이다. 피해자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를 접종했다. 이밖에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도 지난 15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코백회는 백신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는 2421명 중 인과성을 인정받은 경우는 8명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보상을 요구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29일 코로나19 예방접종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투여 받았고, 이튿날 발열 증상을 느꼈다. 5월 1일에는 양다리 저림과 부어오름, 차가움과 뜨거움이 반복되는 감각 이상, 어지럼증을 겪고 다음날 응급실에서 검사받은 결과 뇌에서 소량의 출혈성 병변이 확인됐다. A씨 가족은 진료비 337만원과 간병비 25만원의 피해보상을 신청했지만, 질병관리청은 ‘질병과 백신 접종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재판부는 “A씨의 증상 및 질병이 예방접종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서만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예방접종으로부터 발생했다고 추론하는 것이 의학 이론이나 경험칙상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며 국가 책임을 인정했다. A씨의 뇌에서 혈관 기형이 발견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정확히 언제 발생한 혈관 기형인지 알 수 없고 예방접종 전에 그와 관련한 어떤 증상도 발현된 바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항소를 제기해, 최종 법원 판단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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