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영양사가 조리사에 매일 업무지시

다른 조리사 앞에서 “일 못하는 손” 지적도

인권위, 학교에 직장내괴롭힘 예방교육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중학교 급식 조리사에게 주말, 명절에도 매일 채썰기 연습을 시킨 것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A중학교 교장에게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중학교 조리사인 B씨는 지난해 1월 같은 학교 영양사 C씨로부터 매일 집에서 채썰기 연습을 하는 사진을 카카오톡으로 전송해 확인받을 것을 지시받았다.

B씨는 약 50일간 매일 근무시간 외에 채썰기 연습을 한 사진을 C씨에게 보냈다. 주말과 설 명절에도 쉬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C씨는 지난해 1~3월 다른 조리원들 앞에서 B씨에게 “손가락이 길어서 일을 못하게 생겼다”, “손이 이렇게 생긴 사람들은 일을 잘 못하고 게으르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우울감, 불안, 불면 등에 시달렸던 B씨는 정신과 진료를 받았고, 스트레스 상황 반복과 증상 지속으로 업무 수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인권위에 진정이 제기되자 C씨는 “채썰기 연습은 안전사고 예방, 조리업무 숙달, 위생관리 측면 등을 고려해 배려 차원에서 권유한 것”이라고 맞섰다.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인권위는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업무 관련 지시를 한 것은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행위”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휴식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B씨의 정신과 진단 내용과 관련해서는 “피진정인의 부적절한 언행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