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의 15개국 찬성 속 獨·네덜란드 등 반대
드라기 “연대없어 막대한 피해...경기침체 야기”
분열 속 스페인·포르투갈·佛, 해저 가스관 합의
“이해관계 다양... 공동 단기조치 힘들 것” 전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악화일로인 유럽의 에너지난을 완화하려고 2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을 놓고 분열상이 드러났다. 이에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비공개 회의에서 역내의 분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승리가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고 전해졌다.
블룸버그·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3주만에 또 열린 EU정상회의에서 역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일부 회원국과 함께 가스 가격상한제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개국이 찬성하는데, 독일·네달란드 등은 일괄적 가격 제한은 공급을 불안정하게 하고 에너지 절약에 대한 유인책을 줄일 위험이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공동구매 등에 대해선 합의에 근접했는데 가격상한제에 대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조르지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곧 퇴임할 드라기 총리는 암울한 어조로 경고장을 날렸다고 한다. 그는 “에너지 공유에서 연대를 보여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가격을 제한하자는 요청에 대한 연대가 없다”면서 “이런 사고방식은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우린 푸틴의 전쟁에 자금을 지원했고, 경기침체를 야기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라기 총리는 아울러 “EU 국가 사이에 분열을 일으키는 건 푸틴 전략의 일부이고, EU가 단결을 보여주지 않으면 푸틴이 승리한다”고도 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독일에 전력을 수출하는 벨기에의 알렉산더 드 크루 총리도 “단합은 공급에 대해서만 있는 게 아니라 가격에도 있어야 한다”며 가스가격상한제 합의가 어려운 데 대한 좌절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정상회의 결론 초안을 확인한 결과, 천연가스 거래에 대한 일시적 변동가격 상한제와 전력생산에 쓰이는 가스 대상 가격상한제에 대해 앞으로 논의하도록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이처럼 EU가 에너지난에 강력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는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프랑스 마르세이유를 잇는 해저 가스관을 건설하는 데 합의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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