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단지 입찰가 141유로→49유로로 저렴

석유가스 기업 오스테드 풍력 발전사 변신

“덴마크 정부에서 꾸준히 해왔던 주장은 결국 재생에너지가 가장 저렴하다는 겁니다”

라스무스 헬비 피터슨(사진) 덴마크 국회 기후에너지유틸리티위원장은 덴마크 에너지전환의 시작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보다는 사업적·경제적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덴마크에서도 해상풍력 발전이 처음부터 경제성이 높았던 건 아니었다. 워낙 자본 조달 및 개발 등에 드는 초기 비용이 높았지만 정부 보조금 효과로 초창기 해상풍력 발전단가(균등화발전비용·LCOE)를 낮출 수 있었다. 여기에 정권이 바뀌더라도 에너지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덴마크 국회는 2012년 2050년 이후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에너지협정을 체결하고, 2018년에는 2030년까지 총에너지의 55%를 신재생으로 대체하는 등 목표를 구체화했다.

실제 2010년 계약됐던 400㎿ 규모의 앤홀트 단지의 경우 ㎿h당 141유로였던 반면, 2016년 계약돼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한 600㎿ 규모의 크리에게르스 플라크 단지는 ㎿h당 49.4유로까지 떨어졌다.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하더라도 해상풍력의 발전단가는 ㎿h당 65유로(2016년 기준)로, 태양에너지(68유로), 가스(70유로), 석탄(72유로), 원자력(116유로)보다 확연히 낮았다.

피터슨 위원장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발전단가가) 변곡점을 넘었다고 본다”며 “기술이 축적되고 시장이 성숙한 이후로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자들이 보조금을 받지 않고 비용을 지불할 테니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덴마크 겐토프테시에 위치한 해상풍력 발전기업 오스테드 본사 전경. 주소현 기자
덴마크 겐토프테시에 위치한 해상풍력 발전기업 오스테드 본사 전경. 주소현 기자

이 같은 정부 차원의 일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덴마크 에너지기업들의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가능했다. 대표적인 곳이 글로벌 해상풍력발전 분야 1위 기업인 오스테드다. 1972년 국영기업 동에너지(Danish Oil and Natural gas)로 시작된 오스테드는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매출의 93%가 화석연료 발전사업, 덴마크 내수 비중도 88%에 달했다. 이런 탓에 2011~2012년 1년 새 영업이익이 37% 줄어들고 S&P 신용등급이 BBB+까지 떨어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오스테드는 먼저 2년간 화석연료 관련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고, 20억유로 규모의 외부 자금을 수혈했다. 이후 7년간 화석연료 관련 자산을 매각하는 대신 유럽과 미국,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영역을 넓히며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약 7.6GW 짓는 실적을 쌓았다.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순이익률을 2013년 4.3%에서 2016년 11.9%까지 올리고, 당시 세계에서 두번째 높은 가격으로 기업공개(IPO)를 하며 그린기업 오스테드로 거듭났다.

잉그리드 라우머트 오스테드 이해관계자부문 수석부사장은 “화석연료 기반 발전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래에도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전략적인 판단을 내려야 했다”며 “15년 동안 근본적으로 회사 정체성을 바꾸면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뿐 아니라 화석연료 중심의 블랙기업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그린기업으로 변혁했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코펜하겐·겐토프테=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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