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학평가 10위권 진입 목표

대학원 설립·통합캠퍼스 추진

예술계 독식 우려…타 대학과 협업할 것

한국예술종합학교 개교 30주년 간담회에 참석한 김대진 총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제공]
한국예술종합학교 개교 30주년 간담회에 참석한 김대진 총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예종은 이제 세계에서 유학 오는 학교를 목표로 나아갈 겁니다.”

1992년 국립예술교육기관을 목표로 건립, 올해로 ‘서른 살’이 된 한국예술종합학교가 다가올 30년은 더 큰 세계를 품기 위한 ‘미래 비전’으로 ‘미래를 이끄는 세계 예술교육의 중심, K-아트(K-Arts)’를 제시했다.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은 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예종 석관캠퍼스 예술극장에서 열린 개교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설치법 제정’, ‘통합캠퍼스 조성’, ‘글로벌 예술대학 도약’, ‘예술영재교육 확산’” 등을 한예종의 네 가지 중점과제로 발표했다.

그러면서 “30년 뒤 전 세계에서 유학 오는 학교가 되기 위해 대학원 설립과 통합 캠퍼스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예술교육의 중심에 서기 위해 제시한 중요한 목표로 한예종은 대학원의 설립을 들었다. 김 총장은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고 졸업생의 취업 기회 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예종은 1991년 통과된 ‘한국예술종합학교설치령’에 근거해 설립, 현재 고등교육법상 대학이 아닌 ‘각종 학교’에 해당해 대학원 설립 및 석·박사 학위 수여가 불가능하다. 석사 과정에 해당하는 예술전문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수료해도 석사학위는 받을 수 없으며 상급학교의 박사 과정에 입학 시에만 석사학위에 상응하는 학력으로 인정된다.

김 총장은 이에 “해외에서 유학을 올 땐 대학원 과정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며 “한예종이 해외 유학생을 더 유치하기 위해선 한예종의 대학원 설립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설치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예술계에선 한예종의 영향력 등으로 인한 예술계 독식 우려도 나온다. 한예종이 대학원까지 두게 되면 타 예술대학의 학생 유치가 어려워진다는 입장도 있다. 김 총장은 그러나 “석사 정원은 기존의 예술전문사 정원 내에서 운영하고, 박사과정은 총정원의 10% 내외로 정해 한예종 전체 정원 증가는 매우 적을 것”이라며 “타 대학과의 교환학생, 학점 교류, 교환 교수 등 상생 네트워크도 제안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원을 설립해도 한예종의 규모가 커지는 건 아니라는 의미다.

한예종은 개교 30주년을 맞아 석관캠퍼스 내 예술극장을 ‘이어령예술극장’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제공]
한예종은 개교 30주년을 맞아 석관캠퍼스 내 예술극장을 ‘이어령예술극장’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제공]

이날 간담회에서 한예종 측은 현재 석관동과 서초동, 대학로 등 세 군데에 나뉘어있는 캠퍼스 부지를 한 곳으로 통합하고 외국인 교수 및 유학생 유치 확대, 예술영재교육원의 지역 캠퍼스 추가 설치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한예종은 석관동 캠퍼스 부지가 능선에 포함된 조선 왕릉이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캠퍼스 이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김 총장은 “다양한 예술 분야의 인재들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 통합 캠퍼스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결정권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예종은 QS세계대학평가 공연예술분야에서 국내 대학에선 가장 높은 세계 42위로 평가받고 있다”며 “앞으로 30년 동안 10위 안에 들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예종은 개교 30주년을 맞아 석관캠퍼스 내 예술극장을 ‘이어령예술극장’으로 명명하는 현판식도 함께 진행했다. 한예종 측은 1992년 한예종 설치령 제정 당시 문체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을 기리기 위해 지난 6월 예술극장의 명칭을 이어령예술극장으로 변경했다.

김 총장은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선생님은 이강숙 초대 총장님과 함께 한예종 설립을 이끈 주역이다. 개교 30주년을 맞아 그 뜻을 기리기 위해 극장 명칭 변경을 제안했다”며 “선각자로서 창의적 예술가 양성을 위한 한국 예술교육의 기틀을 다지고, 한국에서 세계로 예술을 발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신 이어령 선생님의 정신을 잇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어령 전 장관 유족 대표로 참석한 강인숙 여사는 “이어령 선생님은 여러 분야에서 마에스트로가 되고 싶어했던 르네상스의 예술가들과 닮은 데가 많다”며 “각자 발전해 온 여러 분야의 예술 장르들을 한 울타리에 모아놓은 곳이 한국예술종합학교이니 이곳은 이 선생의 꿈이 실현된 자리다. 그의 자리를 마련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예종은 오는 31일 이어령예술극장에서 ‘개교 3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개교 30주년 유공자 포상과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참여하는 축하공연 등을 연다. 기념행사에는 한예종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배우 진선규(연극원 연기과 3기)가 사회를 맡는다. 공연은 한예종에서 ‘신입생부터 졸업까지’ 예술가로서의 고뇌와 희망을 주제로 ‘기-승-전-결’이 있는 독특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