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희생자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최악의 압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이태원 한 업소 직원이 당시 참사 현장에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0대 직원 A씨는 지난 30일 밤 쓰러진 사람들을 발견한 직후 경찰과 소방대원들을 도와 시신을 옮기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A씨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난 29일 오후 10시15분부터 이튿날 새벽 두세 시까지는 업소 관계자와 행인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시신을 옮기는 등 구조작업을 도왔다.

폭이 3.2m에 불과한 경사진 골목에서 산 사람과 이미 숨진 사람들이 뒤엉켜 겹겹이 깔려 있는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부근 도로에 시민들이 몰려 있다. 이날 핼러윈 행사 중 인파가 넘어지면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 연합]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부근 도로에 시민들이 몰려 있다. 이날 핼러윈 행사 중 인파가 넘어지면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 연합]

A씨는 “몇 시간 동안 시신을 계속 나르면서 ‘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는 생각 말고는 할 수 없었다”며 “영화 속에서나 보던 재난, 재앙이 눈앞의 현실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시신들 아래 깔린 한 분이 ‘살려달라’고 막 소리를 지르는 것을 발견해 바닥에서 겨우 꺼내드리기도 했다”면서 “한 명이라도 살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직후 일부 시민이 참사 현장 옆에서 여전히 흥겨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던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씨는 “사고 초기 소방대원들이 도착해 CPR을 하고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것을 핼러윈 퍼포먼스로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 사람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자리를 떠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고 매체에 전했다.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을 경찰이 통제하고 있다. [연합]

그러면서 그는 “술과 핼러윈이라는 축제 특성 등 여러 가지 때문에 인지부조화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며 “하지만 그들은 아주 일부이고 거기 있던 대부분의 사람은 모두 정신없이 구조에 몰두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31일 12시 기준)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54명이며 이중 153명의 신원 확인이 완료됐다. 부상자는 중상 33명 포함 총 149명이다. 외국인은 사망자 26명, 부상자 15명이다.


choi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