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48% ‘없음·미정’

금융경색·내수위축에 투심 위축

62% “하반기 이후 다시 활성화”

국내 대기업 중 절반이 내년도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자금 조달 어려움이 심화되며 많은 기업이 난관에 부딪혔다. 투자계획을 마련한 기업 중 약 20%는 올해보다 투자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가 지나야 투자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고 보는 대기업도 과반에 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3년 국내 투자계획(100개사 응답)’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48%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10%)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38%)고 답변했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5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진행됐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19.2%는 내년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확대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13.5%,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밝힌 기업은 67.3%였다.

내년도 투자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기업들은 ▷금융시장 경색 및 자금조달 애로(28.6%) ▷원/달러 환율상승(18.6%) ▷내수시장 위축(17.6%) 등을 지목했다.

반면 위기를 기회로 보는 기업들도 있었다. 내년도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미래비전 확보(52.4%) ▷업계 내 경쟁 심화(19.0%) ▷불황기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 강화 도모(14.3%) 등을 투자 확대 이유로 꼽았다.

투자가 다시 활성화되는 시점에 대해 64%의 기업이 ‘2023년 하반기 이후’를 꼽아 단기간 회복은 쉽지 않을 거란 시각이 많았다. ‘기약 없음’을 선택한 응답도 26%에 달해 경기 회복에 대한 비관적인 관측을 여실히 드러냈다. ‘2023년 상반기’로 내다보는 응답 비중은 단 5%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국내 투자 활성화 과제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24.6%) ▷자금조달시장 활성화(22.0%) ▷기업규제 완화(14.7%) ▷법인세 감세 및 세제지원 강화(13.7%) 등을 꼽았다. 내년 투자활동을 저해하는 양대 리스크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29.1%)와 환율 상승세 지속(21.3%)이 꼽혔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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