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유승민 공포증”·허은아 “與, 고립될 것”

尹 “당원투표 비중, 70%에서 100% 올리자”

‘유승민만은 안된다’ 與 인식 깔려있다는 분석도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정치를디자인하다' 출판기념회에서 김웅·허은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의 '정치를디자인하다' 출판기념회에서 김웅·허은아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룰을 두고 ‘친윤 대 비윤’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사석에서 ‘100% 당원투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대룰 변경을 둘러싼 공방은 확전 양상이다. 비윤계 의원들은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이를 변경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전당대회 룰 반대 여론은 ‘친이준석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김웅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의 주식이 쌀이 아니라고 우리도 먹지 말아야 하냐”고 썼다. 이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 여론조사로 당대표를 뽑는 나라는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김 의원은 “미국, 유럽에서 박수로 당 대표 대행을 정하는 나라도 없다”며 박수로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됐던 정 비대위원장을 저격했다.

김 의원은 앞선 글에서도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해 “어떤 장식을 해봐도 그것이 ‘유승민 공포증’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며 “지난 18년 간의 전당대회는 당원의 축제가 아니라 당원의 장례식장이었느냐”고 반문했다.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수석대변인을 지낸 ‘친유승민계’ 허은아 의원도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민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정당은 점점 고립될 수밖에 없고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며 “비대위가 번갯불에 콩 볶듯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당원 90%니 100%니 간을 보면서 규칙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하는 건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상식선에서는 어떻게 입시제도를 바꿔대도 결국은 대학 갈 사람이 간다”며 “그런데 정말 상식의 범위를 넘어서 입시제도를 바꾸면 문과생이 이공계 논문 쓰고 의대 가고 그러면서 혼란스러워 진다. 그거 잡으면서 시작했잖나. 1등 자르고 5등 대학 보내려고 하는 순간 그게 자기모순”이라고 썼다.

비윤계 반발에도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룰 변경’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책임당원들에게 당의 미래를 결정할 지도부 선출을 맡기는 건 당연하다”고 밝혔다.

오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 외면’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 비대위원장은 “우리 당 2040 당원은 전체의 33%다. 50대 이상 연령층 책임당원이 절대다수인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전체 인구 대비 같은 연령층이 41%인 점을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당 지도부의 이러한 움직임엔 ‘윤심’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전당대회 당원투표 비중을 현행 70%에서 100%로 올리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주류가 전당대회 의사 반영 비율에서 당원 비율을 높이려는 주장 이면에는 ‘유승민만은 안된다’는 의지가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원내지도부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항상 우세하게 나오지 않냐. 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의원이 집권 여당의 당대표가 되는 건 옳지 않다. 유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만은 막자는 게 당내 입장이다. 이번 난리면 충분하지 않았냐”고 설명했다. ‘이번 난리’는 올해 당을 휩쓸었던 ‘이준석 사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당대표 선거에서 일반국민 여론조사에 힘입어 당선됐다. 현행 당 대표 선출 기준은 7대3(당원투표 70%,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다. 당시 이 전 대표는 당원투표에서 37.4%를 받으며 나경원 전 의원(40.9%)에게 뒤쳐졌지만,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몰표(58.8%)를 받으며 나 전 의원(여론조사 28.3%)를 역전했다.

한편 15일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또다시 1위를 기록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유 전 의원은 27%로 가장 앞섰다. 안철수 의원은 7%, 나경원 전 의원은 5%, 김기현 의원과 주호영 원내대표, 황교안 전 대표가 각각 3%였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