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필·베를린필 간판 스타 모인 앙상블

리더 오텐자머가 이끄는 필하모닉스

17·19·20일 세종·마포·춘천 공연

클래식·팝송 등 편곡해 연주

세계 ‘최정상 악단’인 빈필하모닉과 베를린필하모닉의 ‘간판 스타’들이 모인 7인조 앙상블 필하모닉스가 한국을 찾는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세계 ‘최정상 악단’인 빈필하모닉과 베를린필하모닉의 ‘간판 스타’들이 모인 7인조 앙상블 필하모닉스가 한국을 찾는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그들의 프로그램에 있는 모든 것이 ‘클래식’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클래스’가 있다. ” (필하모닉스 슬로건)

전통은 깨졌다. 현악4중주에 클라리넷, 더블베이스, 피아노까지….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파격을 깬 독특한 구성. 이들의 음악은 클래식의 경계를 사뿐히 즈려 밟고, 새로운 세계로 향한다. 세계 ‘최정상 악단’인 빈필하모닉과 베를린필하모닉의 ‘간판 스타’들이 모여 만드는 익숙하고도 낯선 클래식의 세계다. 우리가 알던 클래식 너머의 새로움을 들려주는 ‘필하모닉스(PHILHARMONIX)’(19일, 마포아트센터)가 한국을 찾는다. 오는 17일 세종을 시작으로19일 서울, 20일 춘천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우린 우리가 좋아하는 모든 음악을 연주해요.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어려운 것, 시끄러운 것과 부드러운 것…. 즐기는 것을 좋아하지만, 거기엔 약간의 도전도 필요하죠.”

정통 클래식 연주자들이 만드는 음악엔 장르의 한계가 없다. 자석으로 치면 N극과 S극의 음악. 완전히 정반대 성질의 음악을 모두 포용한다. 필하모닉스의 리더인 다니엘 오텐자머는 헤럴드경제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되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할 수 있는 최고 퀄리티의 음악을 들려주고자 하는 마음을 우리의 슬로건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내한에선 필하모닉스가 발매한 세 장의 음반에 담긴 음악은 물론 “보다 특별하고 새로운 음악”들을 들려줄 계획이다. 필하모닉스는 클래식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재즈, 클레즈머(동유럽 유대인들이 즐기던 파티용 기악음악), 라틴, 팝 등 세상의 모든 장르를 끌어안는다.

이들이 공연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오텐자머는 “콘서트 이후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가지게 돼 공연이 끝나면 다음 공연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다음 공연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는 공연을 마치는 순간 피어나는 셈이다. 7명이 펼쳐내는 다양한 생각들로 레퍼토리를 구성한 뒤, “단원 중 한 명이 주도적으로 편곡”을 맡는다.

세계 ‘최정상 악단’인 빈필하모닉과 베를린필하모닉의 ‘간판 스타’들이 모인 7인조 앙상블 필하모닉스가 한국을 찾는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세계 ‘최정상 악단’인 빈필하모닉과 베를린필하모닉의 ‘간판 스타’들이 모인 7인조 앙상블 필하모닉스가 한국을 찾는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2007년 창단한 7인조 앙상블 필하모닉스의 면면은 화려하다. 리더인 다니엘 오텐자머는 ‘클라리넷 명가’ 태생으로 유명하다. 동생은 베를린 필의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아버지는 빈 국립오페라극장의 에른스트 오텐자머다. 모두 클라리넷 연주자다. 뿐만 아니라 2018년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로 합류한 베를린필 악장 노아 벤딕스-발글레이를 필두로 스테판 콘츠(첼로, 베를린필 단원), 틸로 페히너(비올라, 빈필 단원), 외된 라츠(더블베이스, 빈필 수석), 세바스티안 귀틀러(바이올린), 크리스토프 트락슬러(피아니스트) 등이 의기투합했다. 세계 최고 악단의 ‘직장인 연주자’들이 새로운 자극과 도전을 위해 뭉친 앙상블이다.

오텐자머는 “우리에게 항상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무대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일이 너무 쉬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길게는 15년, 필하모닉스로 호흡한 시간만큼 멤버들의 유대가 남다르다. “서로를 향한 지지와 존경으로 모였기 때문”이다. 이들 7명 중엔 ”유치원 시절부터 이미 친구“였던 사이도 있다.

“다른 앙상블에선 음악가들이 자주 바뀌지만, 필하모닉스는 그렇지 않아요. 필하모닉스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어요. 굉장히 독특한 폐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죠. 만약 공연에서 누군가 연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 자리에 객원 단원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여섯 명이 한 명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죠. 멤버 각각의 개성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고, 무대 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반응해 음악이 만들어져요. 서로가 각자의 강점을 너무 잘 알고 있어, 우리 7명이 모여 만드는 음악엔 장점이 많고, 한계가 없어요.”

무한한 세계로 향하는 필하모닉스의 음악은 정통 클래식 공연의 편견을 부수고, 보수적인 음악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필하모닉스의 다양한 시도가 고령화된 유럽 클래식계에 관객 확대의 역할도 하고 있다.

“빈필과 베를린필에서의 연주를 통해 청중들이 스무 번 내내 교향곡을 듣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는 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어요. 우리의 공연에서 관객들이 웃는 것을 볼 때, 음악으로 또 다른 기쁨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죠. 클래식 음악을 통해 더 많은 젊은 세대에게 다가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젊은 관객들에게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을 더 불러올 수 있다고 봐요. 이번 공연에서도 재미와 기쁨, 행복 등 지난 코로나 시대에 얻지 못한 모든 것들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