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방탄 논란 점입가경…李·檢 전면전
이재명 “정적제거 표적수사…사법 쿠데타”
검찰 출석에 당 지도부 총출동, 세 과시
불구속기소에 무게…줄수사 대응 ‘난항’
비명계 “세 과시, 이재명에 도움 안 돼”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검찰에 출석했다. 현직 제1야당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것은 헌정사상 최초다. ‘야당 탄압’ 검찰 조사에 불응해야 한다는 당내 일각 목소리에도 이 대표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대선 전후 이 대표를 향해 쏟아진 각종 의혹 관련 검찰 수사가 빨라지면서 이 대표의 맞대응도 격화되는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다만 국민의힘 뿐 아니라 민주당 일각에서도 ‘방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은 이 대표의 행동반경을 좁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번 검찰 조사가 ‘정적 제거’를 위한 표적수사임을 지적하며 자신이 무죄임을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준비한 입장문을 5분여간 읽어내려가며 “소환조사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며 “오늘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라, 이미 수년간 수사해서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날 조사를 받는 ‘성남FC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동안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날 박홍근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 조정식 사무총장과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친명계(친이재명)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지지자들과 반대진영의 맞불집회가 얽히며 매우 혼란한 가운데 이 대표가 검찰로 들어갔다.
법조계와 정치권 모두 검찰이 이 대표를 끝내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 측도 이미 검찰 기소를 기정사실화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신병처리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1월 임시국회를 연 상황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국회 본회의로 체포동의안 표결이 넘어간다. 그러나 최근 노웅래 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현실성이 낮고, 제1야당 대표를 구속한다는 정치적 부담감도 크다.
불구속 기소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쌍방울그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다른 수사도 빨라질 전망이다. 향후 검찰의 소환조사 통보, 출석 또는 불출석, 신병처리 여부를 둔 공방이 지난하게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에서는 여당발(發) “이재명 방탄”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시절 개인적으로 저지른 문제인데 왜 민주당이 총출동해 위세를 부리는지 알 수 없다”며 “제1야당의 위세, 힘으로 수사를 막거나 저지할 수 없는 문제”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여론전으로 맞서고 있다. 그는 검찰 출석 뒤 11일 인천에서 ‘민생경청투어’를 이어가고, 12일에는 신년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이 대표 출석길에 당 지도부와 친명계 의원들이 ‘총출동’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을 두고 당내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다선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민생현안이 쌓여있는데 이 대표 개인 문제에 지도부 전원이 매달릴 일인가. 오늘처럼 정치적으로 세를 과시하는 모습은 이 대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계속 세만 과시한다면 당이 늪으로 빠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또 다른 비명계 중진의원은 “이 대표의 범죄행위를 잘 따져봐야 한다. 제3자 뇌물죄가 (이 대표 혐의와) 맞아떨어질 소지가 있어 지켜보고 있다”며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부당한 조사를 받는 것인가. 이렇게 대응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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