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러시아가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따른 핵사찰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31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후 논평에서 “러시아의 사찰 활동 거부는 조약에 따른 미국의 중요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고, 양국의 핵무기 통제 실행 가능성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2010년 뉴스타트 체결을 통해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해 협정 준수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지난 2020년 3월 양국은 사찰을 잠정적으로 중단키로 합의했다. 이후 미 국무부는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 지난 8월에 러시아에 사찰 요청을 했고, 러시아가 이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되고 있는 현재 양국의 핵 군축 조약 이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러시아가 즉시 협정 이행 상태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국무부는 “미국은 핵무기 통제를 미국과 동맹국, 세계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 보고 있다”면서 “명확한 경계선이 필요한 지금의 긴장 상황에선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타트는 양국 간 남은 유일한 핵 통제 조약이다. 앞서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주장하며 양국의 군비경쟁을 제한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파기한 바 있다.
한차례 연장을 거친 뉴스타트는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혹은 후속 협정에 대한 협상은 답보 상태다. 러시아가 ‘뉴스타트’를 이용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말 조약 이행을 위한 양자협의위원회(BCC)를 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직전 연기를 통보했다.
특히 러시아는 2026년 기간 만료 후 대체 조약 없이 종료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한 상황이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뉴스타트 연장 협상에 대해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을 바꾸지 않는다면 원하는 것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위협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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