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바람 타고 사업 확장

“양극재 늘려 초격차 유지”

에코프로 포항 배터리캠퍼스 전경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 포항 배터리캠퍼스 전경 [에코프로 제공]

“양질의 양극재 생산 규모를 늘려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시설투자를 늘릴 계획입니다.”

포항시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 있는 에코프로 3캠퍼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가 ‘K-배터리’의 성장 가능성을 자신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양극재 완성품 생산까지 완성형 양극재 생태계를 구축한 것은 에코프로가 최초이자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 1~3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는 에코프로 포항공장의 정식 명칭은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다. 사내 공모를 통해 직원들이 정한 이름이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이들이 어울리며 공동체를 만드는 대학교 캠퍼스처럼 배터리 관련 소재 산업이 함께 잘 어우러지길 바라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에코프로의 생산 근거지인 경상북도 포항시를 찾았다. 이곳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는 삼성 SDI와 합작 형태로 만든 조인트벤처(JV) 에코프로이엠을 포함한 에코프로의 모든 계열사가 터를 잡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씨엔지 ▷에코프로에이피 등 에코프로그룹 등 전 계열사를 아우른다. 현재 면적은 약 10만평(31만3010㎡)에 달한다.

에코프로 생산시설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 생산시설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 로고가 크게 새겨진 정문을 지나자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에서 가장 큰 블록인 제3캠퍼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문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에코프로이엠 공장이, 오른쪽에는 건설이 진행 중인 생산시설과 에코프로비엠 등 계열사 건물이 있었다. 이날 기온은 영하 3도. 공장 밖과 인근 공사 현장에선 추운 날씨에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작업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재영 에코프로 대외협력팀 수석은 “생산량을 늘려달라는 협력사의 요청이 끊이지 않아 공장 증설을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1~3캠퍼스 외에 추가적인 생산시설 확충을 추진 중이다. 올해 3월 약 6만평(19만1008㎡) 부지에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피가 사용할 총 9만5126㎡규모의 신규 공장이 첫 삽을 뜬다. 또 6월에는 9만5882㎡규모의 에코프로 머터리얼스 신규 공장 착공도 예정되어 있다. 해당 공장이 들어서면 에코프로가 영일만 산업단지에서 사용하는 부지는 총 16만평까지 확장된다.

앞서 2022년까지 포항캠퍼스에 들인 비용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착공이 확정된 프로젝트에는 1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총 3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에코프로는 여기에 추가적인 공장 설립과 해외 시장 진출을 동시에 고민하고 있다. 이런 투자 배경에는 남다른 자신감이 있다. 200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차전지 시장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에코프로가 영위하는 ‘양극재’ 소재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차전지 가격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3% 수준인데, 이 중 35%가 생산 마진을 포함한 가공비에 해당한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에코프로 제공]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 [에코프로 제공]

실제 에코프로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이차전지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이차전지 양극재 주문이 빗발치자 빠르게 시설 증설에 나섰다. 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저렴한 용지와 수입 물류비 절감 효과, 지역 대학의 우수 인재 등 포항만큼 2차전지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좋은 곳은 없다”며 “배터리 산업 생태계가 커지는 상황에서 양극재 요청이 이어지고, 이를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의 강점은 생산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Closed Loop System)’이다. 계열사가 가까이 있고, 파이프로 연결돼 다양한 소재를 필요할 때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머터리얼즈가 각각 리튬화합물과 전구체를 생산해 이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으로 옮겨 최종 양극재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여러 계열사가 힘을 보태 완성도를 높이고, 출고를 앞당긴다.

에코프로에이피에서 나오는 파이프도 다른 계열사 공장과 모두 연결돼 있다. 생산 공정 전반에서 필요한 고순도 산소와 질소를 각 공장에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엔지 역시 다른 파이프로 용액 상태의 리튬을 이송한다.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스크랩)이나 폐배터리는 에코프로씨엔지가 회수한다. 리튬과 니켈·코발트·망간 등 금속은 추출하고, 재활용해 다시 공장에 제공한다. 생산성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일종의 순환 구조인 셈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한 산업단지에 배터리 제조 공장을 함께 두면서 원료비를 절감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하나의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해 얻은 독보적인 생산 체계”라고 강조했다.

이런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에코프로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5% 증가한 5조6403억원, 영업이익은 616% 증가한 618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매출 5조3569억원, 영업이익 382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각각 261%, 232% 개선됐다. 덕분에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시가총액 부문에서 코스닥 1위,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시가총액 4위에 올랐다. 주가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에코프로의 시선은 먼 미래로 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하반기 에코프로머터리얼스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국산 배터리 업체와 함께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회도 타진 중이다.

포항=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