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삼성전자 이사회서 안건 결의
사내이사 한종희 선임 등 내달 주총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회장이 다음달 중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하지 않는다. 4대 그룹 경제인 중 유일하게 미등기임원 직위를 유지한다. 지난해 회장 취임 후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계속되는 재판 등 사법 리스크 여파를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오전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정기 주총 상정 안건과 소집일 등을 논의한 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주총소집 결의를 이날 공시했다. 주총은 다음달 15일에 열린다.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한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안건 등이 안건 상정되고,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건은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27일 이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등기이사 선임 여부는 재계의 관심사로 부각됐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회장 취임 당시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 회장의 승진 안건을 의결한 배경으로 책임 경영 강화와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 등을 들었다.
등기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기업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진다. 또 등기이사가 돼야 회사의 핵심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포함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반도체·바이오 등과 관련된 대형 인수합병(M&A) 추진 등 투자를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적극적인 경영을 하려면 등기이사로 올라설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국내 4대 그룹 경제인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모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정 회장과 구 회장은 이사회 의장까지 겸한다.
그러나 이 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면서, 등기이사 복귀가 어려워졌단 분석이다. 이 회장은 현재 매주 목요일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에,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년 당시에도 사법 리스크를 고려해 사내이사를 연임하지 않았던 점에 비춰 보면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등기임원 복귀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매주 한 차례씩 재판에 참석하는 등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한다”며 “등기이사로서 이사회 일정 등을 조율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책임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재판이 더욱 속도 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편 이 회장은 앞서 부회장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비자금 특검 수사로 전격 퇴진한 이후 8년 6개월 만에 등기이사직을 맡은 것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같은 해 11월 참고인 신분으로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며 결국 2019년 10월 재선임 안건을 따로 상정하지 않고 임기가 만료돼 현재까지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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